한줄 요약
중국 역사상 손에 꼽히는 천재 지략가가 무명의 가수와 함께 음악을 통한 천하태평의 세상을 뀸꾸는 파티피플 공명 감상문.
천재 지략가가 음악으로 꿈꾸는 천하태평의 세상
서기 234년 촉나라의 승상 제갈량 공명은 주군이었던 유비의 사후에도 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하여 병마에 시달리면서 북벌을 이어가기 위하여 대군을 이끌고 오장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모든 뜻은 하늘의 허락이 있어야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수많은 동료와 백성들의 고통을 어깨에 짊어지고도 이루지 못한 원대한 꿈에 지금은 노쇠한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며 공명은 자신의 목숨을 다하여도 그 꿈이 이어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부디 다음 생이 있다면 목숨을 빼앗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촉나라의 큰 별은 지고 말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공명은 일본 시부야의 난데없이 길바닥에서 눈을 떴고 핼러윈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과 휘황찬란한 도시를 보며 그는 자신이 지옥에 있다고 생각한다. 행인들은 그가 공명의 흉내를 제법 잘 낸다고 생각하여 친해지게 되었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신도 모르게 파티를 즐기던 공명은 한 클럽에서 무대를 채우는 음악과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보고 그녀와 그녀의 노래에 매료되었다.
반면에 무대에서 노래하던 ‘그’ 가수인 츠키미 에이코는 연이은 오디션 실패에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도 자신의 노래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그녀의 온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며 자신을 찾아온 공명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노래를 좋다고 생각한 취객이라고 단정하고 자리를 피한다.
날이 밝은 후 클럽이 문을 닫자 에이코는 집으로 돌아오며 술에 취해 쓰러진 공명을 발견한 후 자신의 노래를 인정한 그를 내버려 둘 수 없어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잠시 후 눈을 뜬 공명은 에이코와 대화하며 자신이 현대의 일본에 젊었을 적의 모습으로 환생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는 새로운 세상에 연고도 아는 사람도 없이 홀로 남아버린 공명, 에이코의 노래를 들으며 주군과 함께 꿈꾸었던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약속을 되새기며 추억에 잠겼고 이내 새로운 환경과 음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기 위해 에이코가 노래를 부르는 클럽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클럽의 사장은 에이코 몰래 공명과 이야기할 때 그녀가 대형 기획사의 충분한 지원과 많은 팬의 기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성장하여 슈퍼스타가 될 재목이라 여기지만 원석과도 같은 그녀가 자신의 가게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재능을 피워주지 못하는 부분에 아쉬움을 느낀다.
가게 밖으로 나선 에이코는 공명에게 꿈을 좇아 노래를 계속해도 오디션은 떨어지고 낮아진 자존감에 음악을 그만둘 생각이라는 말을 하지만 공명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에이코가 부르는 노래의 힘에 대해 말하며 팬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직접 군사가 되어 에이코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하였고 공명의 진심에 에이코 역시 꿈을 포기하려던 마음을 뒤로하고 음악의 선율 위를 조금 더 걸어보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천하통일과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는 꿈이 한 번 무너졌던 공명은 자신이 경험했던 모든 지략을 앞세워 전쟁보다 더 전쟁 같고 암투가 살아 숨 쉬는 새로운 전장으로 무대를 바꾸어 음악산업과 연예계에서 에이코와 그녀의 노래를 통한 다른 의미의 천하태평의 세상을 꿈꾼다.
제갈량 공명
나관중이 각색한 삼국지연의로 우리에게 친근한 삼국지는 각 세력의 장군들과 정치가들이 보여주었던 그들의 인생과 가치관, 역사적 사실에 더해 각색된 내용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였고 일부 인물들의 전설과도 같은 행적을 보며 신과 같이 대접하는 그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지금도 수많은 콘텐츠가 이를 배경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개인에 따라 삼국지 내에서 좋아하는 세력이나 인물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관중이 촉한과 유비 세력에 대한 극적인 효과를 타 세력보다 더 많이 부여하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촉나라에 대한 인지도와 그 세력의 장군들에 대한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촉나라가 성장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를 한 사람만 고른다면 누가 될까? 덕을 바탕으로 백성을 생각한 군주 유비일까? 최고의 무력을 뽐내며 적군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는 관우나 장비, 조자룡일까?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군주, 장군, 세력이 있어도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적을 앞서며 아군의 희생을 줄이고 신뢰할 수 있는 뛰어난 군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비범한 군사였던 공명의 존재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아니 숨을 거두고 나서도 촉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최후의 보루였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공명이 현대 사회에 적응하여 자신의 지략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한다면 어떨까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작품이 바로 파티피플 공명이었다. 공명이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심지어 위기 상황에서도 거문고를 태연하게 연주하여 적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는 그 진실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여러 매체와 작품들에서 회자되었기에 그런 뛰어난 감각을 가진 공명이 현대의 문화를 거침없이 수용한 뒤 무명의 가수를 프로듀싱하여 성장시키는 과정이 이 작품만의 재미였다.
마시멜로와 꿈의 공통점
마시멜로 이야기로 우리에게 익숙한 마시멜로 실험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으로 어린아이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보상으로 추가적인 마시멜로를 주겠다고 말한 뒤 혼자 남겨진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여 이후 성장한 그들의 결과까지 보여주었다. 어린 시기에 형성된다는 자제력이 성장하여 어떤 결과를 미치는 것인지 보여주고 싶었던 이 실험에서 꿈이라는 마시멜로를 참고 기다리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겹쳐 보였다.
오프닝 곡에서 꿈은 판도라의 상자이며 바로 열고 싶어 진다는 가사가 인상적인데 앞서 말한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아이는 마시멜로를 받고 기다리면 다시 돌아왔을 때 간식을 하나 더 얻을 수 있지만 우리는 이 잠깐의 시간을 기다리기 어려워한다.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우리가 꿈을 좇으며 기다리는 시간은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체와 비교하면 잠깐의 시간일 것이다. 또 어리석은 자일수록 최고로 변하는 완전한 사회라는 가사에는 편법을 쓰지 않고 그저 묵묵히 자신을 단련하며 준비를 마친 사람만이 진정한 인기를 받을 수 있는 연예계를 비추는 듯하며 이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에게 사탕과도 같은 간식의 시간이 찾아오길 바란다는 말을 함축하는 느낌을 받았다.
에이코의 노래를 듣고 감정이 움직이는 인물들을 보며 음악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것이 떠올랐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언어, 기분, 상황 등의 배경을 모르더라도 감정이 담긴 노래 한 소절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본 경험은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요, 힙합,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나를 둘러싼 고민이나 걱정, 괴로움을 잊고 그 순간을 집중할 때 비로소 음악은 단순한 음계나 소리의 변화가 아닌 차원을 넘어서는 평화를 전달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에이코와 함께 공명이 바라는 천하태평의 세상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어서 후속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게 만드는 파티피플 공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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