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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애니 감상문

누리호의 성공을 축하하며. 닥터 스톤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3. 5. 27.

누리호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3년 5월 26일에서 하루 전인 2023년 5월 25일 대한민국은 누리호의 3차 발사, 실용 위성 사출과 교신에 성공하며 우주라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외세의 침략과 전쟁을 겪으며 타국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폐허의 대한민국은 제로의 베이스에서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 시간에 다시 일어나 끈질기게 살아남으며 자력으로 우주에 다가갈 수 있는 우주 강국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누리호 3차 발사가 보여주는 의의는 단순한 발사의 성공만이 아닌 이후 민간기업이 참여하여 더욱 성장할 대한민국의 우주에 대한 열망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는 200만 년에 걸친 인류의 과학기술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기술의 손실 없이 성장을 반복한 끝에 우주라는 광대한 미지의 영역에 다다를 수 있었으나 대한민국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넘어 같은 눈높이로 세상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한순간에 인류의 문명이 멸망하고 과학이 제로의 상태로 되돌아간 밑바닥에서 지금과 같은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이 생각나는 애니메이션 닥터 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닥터 스톤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석기에서 시작하는 과학문명의 재시작

어느 날 지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빛이 퍼져나가 온 지구를 뒤덮었고 전 세계의 인류를 돌로 만들어버리며 그렇게 인류의 문명은 종말을 맞게 되었다. 그리고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고 평범한 고등학생인 타이쥬는 석화가 풀려 깨어나 멸망해 버린 인류의 가치와 석화 상태로 부서져 버린 주변의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석화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마음을 품었던 유즈리하에게 고백하겠다는 한 번도 잊지 않았던 결심과 함께 그녀와 같이 있었던 기억 속의 장소를 찾아 마침내 그녀를 발견하며 아직은 석화 상태인 그녀를 언젠가 구해주겠다는 다짐을 남긴다. 그리고 유즈리하의 석상 주변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절친한 친구이자 천재 과학자인 센쿠가 남긴 글을 뒤쫓아 그와 만난 후 자신들이 살던 시대에서 3,700년이나 지나버린 지구의 상태를 듣게 된다.

 

정확한 날짜와 계절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만 생존에 유리할 것이었다고 말하는 센쿠는 3,700년이나 되는 긴 시간을 초 단위로 계속 세어 어둠 속에서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고 우연히 먼저 깨어나 아무것도 없는 제로의 토대에서 이제야 사람이 생존 가능한 기반을 만들지만 그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기에 타이쥬의 힘을 빌리려 그에게 글을 남긴 것이었다. 이후 뛰어난 머리를 가진 센쿠는 그 머리를 이용하고 체력에 자신이 있는 타이쥬는 몸을 써서 생활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두 명으로 늘었어도 문명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알고 있는 센쿠는 생존자를 늘리기 위해 먼저 깨어난 두 사람의 공통점에서 힌트를 얻어 부활액을 만들기 시작한다.

 

원시의 사회에 첨단과학장비는 모두 소실되어 실제로 부딪치는 방법밖에는 없었기에 수많은 실험을 반복했으나 마땅한 성과를 얻지 못했고 질산과 술을 섞은 부식액으로 가설의 입증을 위해 수많은 실험을 계속하며 1년 만에 마침내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유즈리하를 구하려던 찰나 야생동물이 되어버린 사자 무리의 습격을 받으며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강인한 몸과 무력으로 영장류 최강의 고등학생이라고 불리던 시시오 츠카사를 먼저 부활시킨다. 눈을 뜬 그가 순식간에 사자 무리를 제압하며 위험에서 벗어나지만 센쿠는 그 강인한 무력이 만약 악을 향하고 있다면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현시점에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을 걱정한다.

 

거점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츠카사의 활약으로 수렵, 채집, 제작이 가능해져 풍족한 먹거리와 함께 과학 문명의 발전을 시작하게 되었으나 어느 날 츠카사는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현재의 상태에 과거 기득권이었던 사람들과 재력을 보유한 사람들을 다시 살리면 발생할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낙원이 더럽혀질 것에 분노하며 돌로 변해버린 성인들을 모두 파괴하여 죽이고 욕망에 더럽혀지지 않은 아이들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이 위험한 제안을 들은 센쿠는 츠카사가 자신이 염려했던 위험한 인물이라는 사실에도 과학의 힘으로 모든 인류를 빠짐없이 구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이며 그에게 합리적이기 때문에 츠카사를 막아선다.

 

츠카사는 자신이 바라는 세상과 센쿠가 바라는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나 센쿠의 과학 지식과 명석함만은 존중하고 있었고 부활액의 제조방법 역시 자신은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얌전히 협력한다. 곧 유즈리하를 되살릴 질산이 모이자 센쿠는 부활액의 정확한 제조방법과 정확한 레시피를 숨기기 위해 츠카사가 관심을 가진 질산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츠카사가 자리를 벗어나자 센쿠는 즉시 온전한 부활액을 만들었고 유즈리하에게 사용하여 부활시켰다.

 

자신이 하는 방식에 살인도 불사하는 츠카사를 막기 위해 센쿠, 타이쥬, 유즈리하는 힘을 합쳐 맞서려고 하지만 결국 제압하지 못하고 그는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어떻게든 사람을 선별하고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그를 막기 위해선 과학을 이용한 무기가 필요했고 센쿠와 일행은 거점을 떠나 진보한 과학무기 총의 완성에 필요한 화약, 그리고 화약을 만들기 위한 유황을 얻어 즉시 화약을 제조한다.

 

화약의 실험이 성공하며 연기가 오르자 센쿠 일행은 주변에서 봉화의 신호로 자신들 말고도 누군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뒤쫓아 온 츠카사가 유즈리하를 인질로 삼는다. 부활액의 레시피를 내놓으라는 츠카사의 압박에 센쿠는 동료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활액의 정보를 알려주었고 과학을 버리고 자신처럼 순응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약속한다면 살려주겠다는 츠카사의 제안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에 거절하며 츠카사에 의해 죽음의 문턱 가까이 닿게 된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얌전히 죽어줄 생각이 없었던 센쿠는 이전에 유즈리하의 발에 남아있던 작은 석화가 풀렸을 때 과거에 느꼈던 통증이 사라진 것을 떠올려 자신의 목에 남아있던 석화를 일부러 없애지 않고 남겨두었고 타이쥬와 유즈리하가 이를 발견하며 남아있는 부활액으로 센쿠를 되살린다. 되살아난 센쿠는 츠카사에게 당하기 전 확인한 봉화로 자신들을 제외한 생존자 무리가 있다는 확신에 그들을 찾아 나서고 유즈리하와 타이쥬에게 자신이 츠카사를 무찌른 과학 병기를 만들기 전까지 츠카사가 세울 무력 통치의 제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지시한다.

 

이후 홀로 떠난 센쿠는 석화를 겪었던 자신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원시 부족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또 다른 인류의 생존자 코하쿠를 만나 그녀를 따라 도착한 마을에서 과학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일을 벌이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신이 바라는 과학 왕국의 기초를 다진다. 과학왕국을 무너뜨리고 문명의 발전을 막으려는 츠카사의 무력을 제압하는 것과 알 수 없는 광선을 이용하여 인류를 석화시킨 장본인은 누구이며 어째서 그러한 일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해답, 자신이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우주라는 세상에 나아가기 위하여 센쿠는 과학을 발전시키고 문명을 가속한다.

 

 

닥터 스톤 감상문 썸네일

 

과학의 본질적인 철학

오프닝 곡에 나오는 “다리의 아픔만이 지나온 거리를 알려 주네.”, “긴 밤을 넘어서면 보일 절경에 대한 기대가 오늘의 나를 살게 하지.”, “끝까지 돌파해 보겠어. 한계는 없어.”, “불가능이라는 어둠을 떨치고 나가.”, “한 걸음씩 돌을 뚫고 나가는 듯한 이 발걸음으로 세계를 넓혀나가자.”라는 이 모든 가사는 그 속에 담긴 과학이라는 기술의 본질적인 철학을 담았다. 센쿠가 말했듯이 과학은 인고의 시간을 넘어 알 수 없는 것의 규칙을 찾는 끈질긴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지난 4월 20일 최초 궤도 비행 테스트를 진행하였지만 아쉬운 결과를 내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 가운데 얻을 수 있었던 데이터의 분석과 개선점, 성공적인 부분에 대한 희망으로 발사 전체의 과정을 보던 모든 이들이 그 자체로 환호성을 질렀던 것이 기억이 났다. 만약 대한민국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삽시간에 모든 언론은 실패라는 단어를 대문짝만하게 써넣으며 원인의 규명과 담당자에 대한 질책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통신의 이유로 하루를 미룬 이번 발사에도 언론은 그저 추궁하기만 하였고 자세한 답변에도 그 가운데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계속하는 이도 있었다. 다른 나라가 셀 수 없이 많은 비행과 발사를 통해 얻었던 정보와 기술을 우리나라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손에 꼽을 만큼의 기회를 살려 이만큼의 성과를 보였다는 것에 오히려 격려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자들이 끈질긴 노력으로 답을 찾는다면 우리는 곁에서 그들과 함께 인내하며 응원해야 할 것이다.

 

제목인 '닥터 스톤'의 의미

제목인 닥터 스톤은 빛에 의한 석화를 경험한 후 해당 부분을 부활액으로 회복시키면 과거에 지녔던 병이나 질환이 사라지는 것을 통해 인류를 불치의 병이나 죽음에서 해방할 신비의 돌, 치유의 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이 빛을 전 지구상에 퍼뜨렸으며 어째서 인간과 제비만이 석화가 되는지, 인류가 세웠던 과학의 발전 과정을 센쿠의 눈으로 관찰하는 재미가 있었던 애니메이션 닥터 스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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