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작가 : 기욤 뮈소
출판사 : 밝은 세상
제가 당신이 되어 줄게요
사람들은 어떠한 선택을 한 결과로 기대와 다른 불행이 다가왔을 때 후회를 한다. 때로는 그 일이 발생하기 전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인생은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므로 큰 후회를 가지고도 마음속에 묻어둔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동명의 영화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 소설의 소재 역시 시간여행이다.
소설에서 주목하는 점은 나비효과와 함께 겹친 세계이론에 대한 것이다. 나비효과는 사소한 사건의 연쇄반응으로 큰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고 겹친 세계란 우리가 한 선택이 아닌 다른 결과의 세상이 무수히 많고 그 경우의 수 중에서 하나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지 않고 여러 사람과의 관계와 영향 속에서 살기 때문에 어떠한 만남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리나를 살리기 위해 엘리엇이 그녀와 헤어졌고 미래에 태어날 딸을 위해 기울리아와 만나는 것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엘리엇은 스스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왔다고 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30년을 보내며 자신을 자책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리고 타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면서도 일리나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었을 것이다.
제목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라는 말은 엘리엇, 일리나, 매트, 앤지 이렇게 4명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과거와 현재의 엘리엇이 각각 일리나를 살리기 위해 서로에게 그리고 일리나에게도 하는 말이고 일리나에게는 엘리엇과 헤어진 후에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부분에서 엘리엇에게 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인 매트는 과거의 일로 과거의 엘리엇과 다툰 후 현재의 엘리엇이 죽자 마지막으로 남은 알약을 사용해 과거로 가서 과거의 그에게 경고하는 내용을 통해 가장 친했던 친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소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엘리엇의 딸인 앤지는 엘리엇이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듣고 그가 죽지 않기를 바라며 엘리엇 또한 과거의 일을 바꾼 결과로 딸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에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타인의 미래를 망쳐 놓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과거의 엘리엇은 30년 동안이나 일리나와 만나지 않고 매트에게도 비밀을 털어놓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였다. 필립 로스는 “비밀을 하나 간직하는 게 인간적이듯이, 그것을 언젠가 밝히는 것도 인간적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겠지만 그것을 털어놓을 때 인간적인 면모를 사람들은 드러낸다는 말이다. 우리도 제목과 필립 로스의 명언을 관련지어서 생각해보면 상처를 받은 마음과 자신의 비밀을 타인에게 털어놓고 위로와 사랑을 통해 회복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 말을 들어줄 우리만의 ‘당신’이 있기를 바라고 찾는 것이다. 사람들은 순조로운 것보다는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으며 그래서 우리가 인생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사람은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된다.’라는 말을 통해 운명론적인 마음가짐이 아닌 주체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감상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사소한 행동마저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나 이상이 될지라도 타인에게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전에 감상문을 적을 때에는 이야기에 집중해서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인과율에 저항하여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 순응하여 영향을 미치지 않고 품어둘 것인지를 주의를 기울여 보았다면 다시 한번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나는 타인에게 당신이 되어줄 수 있을까?’였다.
힘들어하는 타인이 자신의 괴로움을 말할 수 있도록 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위로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회복될 수 있도록 공감하는 당신이 되기 위해선 나와 다른 상황이나 관계 등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타인이 비밀을 털어놓을 때 드러내는 인간적인 면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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