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허즈번드 시크릿
저자 : 리안 모리아티
출판사 : 마시멜로
출판년도 : 2015
감상문(씻을 수 없는 죄책감)
결국 맺어질 운명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삶이 있을 뿐이다.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하는 삶이 그저 조금의 굴곡을 넘어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이 책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한 한 마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책을 골랐을 때는 가볍게 읽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가정의 불륜을 다룬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비밀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그런 내용일 것이라고 단정하고 책을 읽었다. 책에서는 일주일간의 3가족에게 벌어지는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제목인 허즈번드 시크릿의 남편이 있는 존 폴의 가족, 28년 전 딸이 갑자기 살해되었던 비극을 가진 레이첼의 가족, 마지막으로 남편이 자신의 사촌과 사랑에 빠져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고자 엄마의 집에 온 테스의 가족이 있다.
존 폴의 부인인 세실리아는 다락방에서 낡은 편지를 발견한다. 읽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을 발단으로 남편에 대해 오해를 하고 마침내 편지를 읽었을 때 그녀는 깜짝 놀라게 된다. 바로 남편이 28년 전 레이첼의 딸인 자니를 죽인 것이었다. 자니는 당시에 코너 휘트비를 좋아하고 있었고 레이첼은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를 용의자로 보고 있었다. 테스는 자니가 죽은 후 꽤 시간이 지나서 코너와 사귀었고 흐지부지 헤어졌다. 테스는 남편이 자신의 사촌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코너를 다시 만난다. 한편 자동차로 코너를 죽이려던 레이첼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결국 존 폴의 막내딸 폴리와 교통사고가 나서 폴리는 오른팔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 오른손을 영영 쓸 수 없는 몸이 된다. 병원에서 존 폴, 세실리아, 레이첼이 만나서 사건의 진범이 존 폴이었다고 말하며 세실리아는 부모의 죄 때문에 폴리가 대신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책에서 우리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어떤 비밀은 비밀인 채로 남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비밀이 있고 배우자에게도 자신의 진짜 영혼을 보여주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저 태평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 대한 비난과 응징, 남편이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배신감,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의식, 남편이 가진 비밀에 대한 배신감과 사랑 등 소설에 나타난 감정 표현은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옳지 않은 범죄를 저질렀고 그에 대해 참회하며 살아왔지만 결국 바뀐 것은 없었다. 존 폴이 자수하여 법의 심판을 받고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며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자책하며 과거의 일에 갇혀 몸부림치는 존 폴과 레이첼, 테스 가족의 이야기는 사회적인 부조리로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고 가해자 역시 과거의 일로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어버린 부분을 설명하며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는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세실리아에게서 사랑에 대한 단순한 개념보다는 복잡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이라는 표현이 드러나는 내용에서 아내와 엄마의 두 가지 모습이 표현되는 장면을 통해 사람에게는 여러 모습이나 태도가 존재하고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감상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 다시금 느껴졌다. 강력 범죄 사건 중에서 상당수는 가해자에게 과거 부정적인 환경이 있었다는 것과 이러한 환경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성장한 사람과 그 결과를 보여준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폭력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은 어떠한 일이라도 용인될 수 없지만 이러한 환경을 만든 사회에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 가진 슬픔과 분노는 이해할 수 있으나 복수심에 사로잡혀 악의 연쇄가 이루어지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고 자신 역시 가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결말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법은 이러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보호하고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상과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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