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작가 : 랜섬 릭스
출판사 : 폴라북스
이상함이 특별함이 되는 공간
영화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오래된 사진 몇 장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사진에는 저마다 이상한 점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 공중에 떠 있는 소녀, 투명인간, 뒤통수에 입이 있는 사람 등 평범하지 않은 말 그대로 ‘이상한’ 아이들을 찍은 사진이었다. 주인공인 제이콥은 어렸을 때부터 이 사진들을 보며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왔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보이지 않는 괴물들의 이야기와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머물렀던 이상한 아이들이 있는 집 그리고 그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제이콥은 옛날이야기를 듣는 아이처럼 호기심에 반짝이는 눈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이콥 역시 할아버지가 거짓말을 하고 어릴 적 전쟁에 대한 충격을 받아 이러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다급한 전화로 할아버지의 집에 갔는데 할아버지는 힘들게 한 마디를 전하고 돌아가신다. 바로 자신이 있었던 이상한 집의 이야기를 제이콥에게 다시 말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콥은 몇 개월을 이상한 집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 집이 있었다는 섬으로 떠나게 된다. 실제로 그 섬에는 과거에 어린이집이 있었지만 독일군의 공습으로 파괴되어 있었다. 제이콥은 집 근처의 어느 동굴을 발견하고 그 동굴을 통과하면 1940년 9월 3일이라는 과거로 갈 수 있다는 것과 그 과거에 할아버지가 말한 이상한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는 페러그린의 도움으로 이상한 아이들은 똑같은 하루 속에서 살고 있었다. 이상한 아이들을 잡아먹고 시간을 지배하려고 하는 와이트와 할로개스트라는 괴물로부터 친구가 된 이상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제이콥과 친구들은 여행을 떠난다.
책에서는 두 가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시간을 조종하여 되돌리는 능력과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흔히 만화나 영화에서도 소재로 사용되는 이 두 가지 요소는 인간의 욕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시간이라는 요소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은 불로장생의 영원한 젊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동양과 서양에서 구분하지 않고 지도자들과 패왕들이 꿈꾸던 목표이기도 했다. 실수나 잘못이 아니더라도 과거를 그리워하고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제작된 것 역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초능력은 보통의 능력을 넘어서는 강력함을 가진 힘을 나타내는 말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세계관이 무대인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두려워하며 억제하려고 하는 ‘엑스맨’과 같은 영화도 있다. 대부분 이질적인 능력이나 외형을 가진 돌연변이를 두려워하고 이러한 특수한 능력을 지닌 이들은 숨어서 평범한 척 지내거나 그들끼리 모여서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현실을 돌아보면 주변에도 약간 특이하거나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되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을 볼 수 있다. 다름을 이해하며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퍼졌으나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무리들이 있다. 작가는 그런 무리들과 차이가 있는 이상한 아이들이 또 다른 미래를 만들어간다고 표현한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어울리는 페러그린의 어린이집이야말로 이상향에 어울리는 공간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 보았다.
현재의 감상
지금에서야 다시 생각하면 같은 하루를 계속 살아가는 것이 저주는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그 하루는 독일군의 공습을 받아 모든 것이 파괴된 폭력을 담고 있는 하루였고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저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 제이콥이라는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다. 몇몇 다른 이야기나 영화에서도 하루를 반복하는 내용이 있다면 주인공은 몇 가지 패턴에 따라 행동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되돌려지는 것을 즐기고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을 하다가 오히려 이 상황에 갇힌 것을 두려워하며 다시 빠져나오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 또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실수나 문제의 원인을 찾고 이를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정해진 운명에 굴복하는 사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해진 운명에 아랑곳하지 않고 목표로 했던 것을 완수한 다음 결과를 바라보며 놀라거나 죽음을 맞이하며 신에게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주인공들 모두 정해진 결말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은 결과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 자체를 일상에 포함을 시켜서 같은 날이지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방아쇠로 받아들였다는 것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이상함’ 혹은 다른 사고방식이 그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요소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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