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를 고민하게 되는 악마와 미스프랭을 읽고 난 후의 감상문.
인간의 본성
카나자와 노부아키의 「왕게임」이라는 소설을 알고 있는가? 어느 한 고등학교에 휴대전화로 단체 문자가 발송된다. 자신을 왕이라고 칭하는 이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는 학급 전체에 지령을 내리고 자신이 내린 지령을 지키지 않고 반항하면 그에 따른 벌을 내린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학생들 모두 문자의 내용을 믿지 않았지만 지령을 지키지 않은 친구들이 그에 따른 벌로 잔인하게 죽는 것을 목격한 그들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왕게임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후 일주일 동안은 주인공을 주축으로 학급 내부가 단합하며 친구들끼리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왕게임이 계속되면서 학급 내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자신의 무리가 아닌 사람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됨을 통해 작가는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되었을 때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데 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한지 악한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 「악마와 미스 프랭」도 그러한 관점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써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시골의 외딴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과 이방인의 거래를 주 내용으로 삼는다. 베스코스라는 시골 마을에 어느 날 한 명의 이방인이 찾아온다. 그는 샹탈 프랭이라는 마을 처녀에게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선한지 악한지를 알고 싶다며 자신은 악하다고 믿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 자신의 제안을 전달해 주라는 말을 한다.
제안의 내용은 일주일 안에 마을 사람 중 한 명을 죽인다면 금괴를 마을 사람들에게 준다는 것이었다. 3일 동안 샹탈은 자신 속의 악마와 천사가 싸우는 것을 경험한 후 5일째 되는 날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늙은 베르타를 죽이려는 마을 사람들에게 샹탈이 설득하며 결국 사람을 죽이는 것에 반대한다. 샹탈이 그동안 고민했던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에 관한 논쟁은 예로부터 인간의 주된 관심사였다. 사람은 태어나서는 선하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 없지만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지른다는 주장과 태어나면서부터 악하기 때문에 죄를 저지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회적 규범과 법에 따른 제약으로 자신을 억눌러 범죄를 막는다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작가의 초점이 사람의 성선설에 맞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샹탈로 대표되는 선한 인간에게도 시련이 찾아오면 악마가 태어나서 그의 귀에 죄를 짓도록 속삭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선하기 때문에 자신과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게 되고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작가가 제시하는 듯하다.
‘우리 눈에는 천사가 보이지만 악마가 내 옆에서 속삭이기 때문에 우리는 악마의 조언을 천사의 조언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른다.’라는 말이 있다. 천사를 보면서도 옆에서 속삭이는 악마의 말을 천사의 조언이라고 믿으면서 죄를 짓게 된다는 말을 통해 살면서 저지르는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에 우리의 삶이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 측면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기 자신의 이기심을 조금만 버리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성이 처음부터 선하다고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의 간단한 생각
여러 논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본성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무’의 상태이고 주변의 환경에 의해 학습하며 점차 그의 인격을 형성하게 된다는 주장이 근거가 있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러한 주장에 공감하였고 그만큼 환경의 영향과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아이를 보살피는 것이 단순히 자립할 때까지 사랑하며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격의 형성이라는 인생 전체를 포괄하는 무거운 과정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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