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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로지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3. 2. 22.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는 편집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에디톨로지 감상문.

 

에디톨로지 책표지

 

 

창조는 편집이다

이 책은 시작부터 편집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두기에 앞서 약간 낯부끄러운 사진 하나로부터 시작한다. 금발 여성이 나체의 몸을 가린 채 몸 위에 아이팟이 놓여있는 이 사진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지기에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책의 작가는 위의 작품에서 애플의 편집능력과 스티브 잡스의 역량에 연관을 지어 감탄하며 편집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질문한다.

 

그렇다면 과연 편집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원래 있는 어떠한 것을 바꾸어 표현하는 것. 그것이 편집인 것일까? 책의 표지에 있는 창조는 편집이라는 말이 어떤 의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인지 생각하면 당연한 말을 써 놓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듣도 보도 못한 것을 상상만으로 표현해 실존하게 만들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창조를 하기 위해서는 밑바탕이 준비되어야 한다.

 

편집의 개념은 지식과 문화, 관점과 장소, 마음과 심리학의 개념으로 나누어 편집할 수 있다. 그중에서 관점의 편집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여러 그림 중 수태고지라는 그림을 보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성모 마리아와 천사의 만남을 그린 이 작품은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를 잉태할 것을 암시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여 본다면 이 그림에서 마리아가 기형처럼 보이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천사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천사의 모습이 아닌 기형처럼 보이는 천사의 형태를 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빈치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표현했음을 나타낸다.

 

다빈치와 같은 천재가 이상하게 그리는 실수를 한 것일까 하고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그림이 있던 위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면 그림의 위치가 사람이 정면에서 볼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다빈치가 이러한 관점의 차이마저도 생각하여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우리가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기형처럼 보인 것이다. 개인 소유로 그림을 사는 이유는 이러한 관점을 독점하기 위해, 그 그림이 가진 개성을 누리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물론 배우와 영화의 제목이다. 예전에는 능력이 뛰어난 배우를 캐스팅하여 재미있는 각본을 이용해 영화를 찍는 것이 흥행의 첫걸음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특별한 울림을 느끼게 하는 배우의 연기뿐만 아니라 편집을 이용하여 감독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특수효과를 동원하고 여러 음악적 요소를 재결합하며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도 흥행영화에서 연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만화적 요소 또한 편집에 기초한다. 딱딱한 틀에 갇혀있는 미국식의 만화보다 역동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일본식의 만화가 우리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도 이러한 만화가 편집에 근거하여 사람의 읽는 속도마저도 만화 속의 분위기에 맞추어 조절하기 때문이다. 만화를 보며 긴박한 장면이나 액션이 많은 부분에서 평소보다 많은 연출과 그림이 있음에도 짧게 느껴졌던 경험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거만해 보이지만 사람의 흥미를 끄는 강의이고 빌 게이츠의 연설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친절한 강의이지만 우리의 편집에 관한 부분을 빌 게이츠가 차단하기 때문에 지루한 것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이해가 되는 것은 우리가 편집이라는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느끼고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에디톨로지 감상문 썸네일

 

현재의 생각

흔히들 사람이 태어나 자라며 자신의 주변의 모습을 모방하며 배운다고 알려진 것처럼 우리는 모방하면서 학습하게 된다. 모방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기도 하고 잘못된 모방을 고치기도 하며 스스로의 자아를 확립한다는 창조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다른 사람의 영상을 베껴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한 카피캣들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였다. 한 블로거가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이 노력한 산물을 자신의 것처럼 하는 행위는 모방이 아니라 위조이며 이 책에서 말한 편집은 자신의 입맛대로, 자신이 이해한 것을 재창조하는 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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