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카산드라의 거울1
작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 : 열린책들
이름의 힘, 말의 힘
우리는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미래만 제외하고 –노자-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미래가 어떤지 관심사의 미래의 모습은 어떠한지 등은 우리가 알 수 없기에 더욱 흥미가 생기는 이유이다. 몇몇 예언가는 점을 치거나 환상을 보았다고 하면서 미래에 대해 예언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나게 되는데 예언이 틀렸을 경우 ‘역시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만, 예언이 들어맞았을 때는 두려워하며 다음에 또 다른 예언을 했을 때 배척하거나 믿지 않으려 부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카산드라 신드롬이라고 하는 현상은 고대의 예언가 카산드라에게서 나왔다. 그녀는 자신을 원하는 신에게 예언의 능력만 받은 후 신을 배신한 결과 분노한 신이 설득력을 빼앗아 예언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게 된다. 옳은 말과 생각을 전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고 귀를 기울여주지도 않는 거짓말쟁이 예언가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책의 주인공인 카산드라 카첸버그 역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녀는 실제로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카산드라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다.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집트 여행에서 사고를 당해 부모님을 잃게 되었다는 것뿐이었고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카산드라가 자신의 과거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은 단어의 힘에 대해서 말한다. 작명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은 단어를 나열하거나 조합하는 것이며 이름에는 운명을 결정하는 힘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름을 지을 때 대충 생각하지 않고 고민하며 아이가 미래에 어떠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 것이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남들과 달라서 떨어져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쓰레기장에 머물던 자칭 ‘대속’의 주민들 4명과 함께 지내기도 하고 부모님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예전에 살던 집에 가보기도 한다. 그때 자신의 오빠라고 하는 다니엘에게 5초 후 사망확률을 알려주는 시계를 택배를 통해 전달받는데 이 시계는 카메라 화면, 신체 현상 등의 여러 정보를 종합하여 상황적 위험에 대한 수치를 알려준다.
총 2권으로 이루어진 카산드라의 거울에서 1권은 단어의 힘, 미래에 대한 예지 그리고 망각에 대해 말한다. 앞서 말한 단어의 힘과 미래에 대한 예지를 제외하고 망각은 단순히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잠재되어있는 것이다. TV를 보면 전생에 대해 알기 위해 최면에 걸리는 사람들이 나오고 이와 비슷하게 카산드라도 과거의 자신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가 태어나서 이집트에서의 사고까지는 지워져 버린 것처럼 어둡기만 하고 실험을 통해 의도적으로 지워진 이 기억을 찾는 것, 그리고 카산드라가 미래를 보게 된 원인을 밝히는 것이 2권에서 계속된다.
현재의 감상
이전에 책을 읽었을 때는 이야기에 집중해서 카산드라 증후군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었지만 새로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카산드라 증후군을 앓게 되는 것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상대 때문에 가까운 이가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을 카산드라에 빗대어 말하는 듯하였다.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일지라도 타인이라고 생각하여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말할 기회를 빼앗긴 사람은 점점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믿어주지 않는 카산드라가 되어버리고 이런 과정에서 정서적인 문제는 신체적 문제로 확장되고 자신의 감정 역시 조절하기 힘들어져 잘못된 길로 빠질 가능성도 생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말의 힘이 중요한 이유가 이런 측면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함께 해준다면, 그리고 한마디의 말을 할 때도 그 말이 담고 있는 영향력을 생각해서 주의한다면 외로운 카산드라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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