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우리 폐하가 신참이라
작가 : 코스미 후지코
출판사 : 서울미디어코믹스
군주가 되는 과정
동양 느낌의 군주제 국가 홍하국은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인해 공주인 주화 이외에는 왕족이 전부 사망하게 되었다. 따라서 살아남은 유일한 왕족으로 별궁에서만 자라왔던 주화가 국왕으로 즉위하였고 부족한 왕을 위해 금군의 지휘관이자 왕의 호위무사 젠이 보좌하며 국가를 통치하는 군주의 자세를 배운다.
홍하국의 개국 이래로 국가를 통치하는 군주 중 일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왕의 힘’이라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고 이 능력은 주인의 감정과 관련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극대화하여 인간을 조종하는 힘이었다. 2대 전의 왕이 왕에 힘에 빠져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미쳐버리게 된 결과 내란으로 국가를 위험에 빠뜨렸고 주화의 아버지인 전대의 왕이 이를 수습하고 나라를 평화롭게 통치하고 있었다. 별궁에서만 자라서 타인과의 의사소통, 국정에 서투른 여왕이 성장하는 과정, 국가와 국민에 대한 고민과 왕으로서 그리고 여성인 자신과 남성인 무관과의 연정을 그린 순정만화 장르의 작품이었다.
작품을 시작하며 너무 갑작스러운 발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화의 힘이 발현한 이야기, 이변을 알아채고 성장할 때까지 별궁에서 보호한 전대의 왕의 고민, 전염병이라는 간단한 답으로 즉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점, 통치자의 일가족이 대부분 죽었는데 나라에 슬픔의 그늘이 없이 곧바로 국정을 재개하는 것 역시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반면에 국가가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들이 있고 그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는 과정에서 주화 역시 왕의 힘에 굴복하였지만 이를 이겨내는 과정과 주위의 믿을 수 있는 신하를 늘려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생각나는 영화 광해
경험이 없어 부족한 왕이 허둥지둥하는 행동과 신하들에게 끌려다니거나 무시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실수하고 넘어지더라도 옆에서 지탱하고 믿어주는 몇 명의 신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2012년에 개봉하였던 영화 ‘광해’가 잠깐 스쳐 지나갔다.
광해에서도 왕이 부재인 상황에서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 군주의 자리에 앉게 되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넘어지고 고민하지만 옆에서 군주의 자세에 대해 간언하고 지지해주는 신하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고민을 통해 마침내 자기 의견을 드러내고 백성을 생각하는 진정한 군주의 자세를 보여주는 장면이 겹쳐지는 듯하였다.
호위무관이었던 젠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의 허균 역시 처음에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군주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고 그대로 행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고 약한 모습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나은 군주가 되기 위해 고민하는 왕에게 신하의 자세에서 뜻을 함께하는 모습이 똑같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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