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웃음2
작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 : 열린책들
웃음2 감상문
누군가에게 웃음을 강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웃다가 죽음에 이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유머 기사단이 수호해오던 보물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끄는 죽음의 유머 즉 살인소담이었다. 체계적인 3단계의 구성을 가진 이 살인소담은 웃음을 촉매로 하여 읽은 사람이 죽게 되는 유머인 것이다. 유머 기사단은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달하여 목적을 달성하였다.
결국 그들 내부에서 뜻을 달리하던 다리우스는 살인소담에 눈이 멀어 고유한 유머의 정신을 잊어버리고 다른 이의 우스갯소리를 빼앗아 자신의 개그로 사용하는 등 점점 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소망하던 살인소담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웃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웃음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스스로 웃음을 제어하는 등 유머 기사단은 유머를 하나의 학문으로 여기며 연구해왔고 자신들의 역량을 가늠하기 위해 유머 결투라고 할 수 있는 경기에도 열광했었다.
마침내 카트린 스칼레즈 박사는 살인소담이라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으로 탈바꿈하여 ‘웃음 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와 독성가스를 혼합하여 읽는 이가 웃다가 심장마비에 걸려 사망에 이르도록 개량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에게 웃음을 빼앗은 다리우스를 자신의 작품을 이용하여 살해한다.
유머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이 다리는 미래까지 이어졌다. 그 이유는 우스갯소리가 담고 있는 함축성 때문이다. 과거에서부터 사회적 약자와 권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롱은 민중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과거의 유머가 오늘날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고 우리가 비판하고 조롱하는 현재가 미래에는 21세기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우절에는 장난을 빌미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 쉬운데 나에게는 가벼운 농담일 뿐이고 행동이지만 당사자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도 기자인 뤼크레스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남을 쉽게 믿지 못하는 성향으로 자라게 된다. 이처럼 웃음이 악용되었을 경우의 부작용은 간단하게는 관계가 어긋나는 것이지만 크게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에게 지나친 장난을 하여 더 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친하기 때문이라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며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에도 웃음이 중요한 이유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타인의 세계로 가장 쉽게 전이되며 연결의 가능성을 주는 것이 웃음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웃으면 웃음이 전염되어 모두 같이 웃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살인소담의 내용은 밝혀지지 않지만 이것 또한 반전을 일으키며 끝까지 독자를 웃게 만드는 작가의 유머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떠한 유머라도 악용되었을 때는 살인을 불러오는 유머가 된다는 의미를 우리에게 경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현재의 감상
한 개인이 다른 이에게 가장 호감을 사기 쉬운 행동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웃음일 것이다. 첫인상에서 인상을 찡그리며 만나는 사람보다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 호감을 더 느낀다는 것은 당연하다. 경계하지 않고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간은 타인에게서 긴장을 완화하고 더 가까운 사람이 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하는 것 역시 웃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악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몰락을 위해 타산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접근하고 호의를 베푸는 척하며 끊임없이 계산된 행동을 한다.
여러 가지 아픔을 경험하며 어린아이였던 시절의 해맑은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사회에서 웃는 모양이 새겨진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에서 어린아이가 웃음을 지었을 때 따뜻함을 느끼는 것이 아닌지 자라면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그리고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형식적인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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