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이세계 주점 노부
작가 : 세미카와 나츠야 (원작), 버지니아 이등병(그림)
출판사 : 대원씨아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가게
여러분은 새로 생긴 식당이나 요리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그리고 그 가게의 분위기에 취해 단골이 되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세계 주점 노부는 아이테리아라는 지역의 경비병인 니콜라우스와 한스가 한 식당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젊은 남자 요리사인 주인장과 여성 점원은 익숙하지 않은 가게, 본 적 없는 요리를 선보이며 처음 방문한 한스를 매료시키고 만족한 그는 가게의 단골이 되었습니다.
사실 주점 노부의 뒷문은 현대의 일본과 연결되어 있고 그 문을 통해 식자재와 여러 물품을 공급받아 자신만의 요리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 일식당에서 근무하였던 노부유키는 뜻밖의 계기로 이세계와 연결된 이 장소에 식당을 열게 되었고 전에 일하던 식당의 주인집 아가씨였던 시노부의 개인적인 사정을 받아들여 직원으로 고용합니다. 중세의 유럽과 비슷한 배경의 아이테리아에서 정통 일식 기반의 요리와 현대 일본풍의 요리를 선보이는 주점 노부는 지역의 명물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작품의 주된 내용입니다.
일본의 이자카야 분위기의 식당에서 일본식의 요리를 주로 내어놓는 주점 노부의 분위기는 때로는 따스하고 때로는 왁자지껄한 모습으로 비추어져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 또 다른 작품인 ‘이세계 식당’과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두 작품 모두 식당에서 새로운 요리를 선보여 손님에게 만족감을 제공하고 먹음직스러운 그림과 생생할 정도로 느껴지는 요리에 대한 감상은 읽는 사람을 허기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지만 ‘이세계 식당’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점 노부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사람도 관계가 없습니다. 그저 주인장이 준비한 오늘의 요리, 자신이 방문해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자연스레 주문하는 나만의 단골 식당입니다. 음식을 먹으며 손님들은 전혀 맛보지 못했던 음식이지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추억을 여행도 하고, 지인에게 대접하며 현재를 즐기며 가족과 방문하여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과거에 단골이었던 식당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집 근처에 있었던 경양식 식당에서 어머니께 떼를 쓰면 가끔 먹을 수 있었던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는 아쉽게도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맛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당시에도 느껴졌던 진한 어두운 갈색빛 소스에 즙이 떨어지는 듯 부드러운 고기를 감싸는 튀김 옷과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샐러드, 함께 제공되는 감자튀김까지 어린아이였던 저는 노부에 방문하는 단골손님처럼 자연스레 주문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주변에서도 힘든 요즈음의 상황에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가게가 비단 요식업뿐일까요. 좋아하는 가게가 사라질 때, 사정이 어려울 때 손님으로써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이, 때로는 힘든 시기가 넘어갈 것이라고 그저 힘을 내주라는 말이 가끔은 죄송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골이 되고 한 끼를 먹을 때도 감사함으로 가득해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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