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어내는 행동의 힘. 카산드라의 거울2 감상문

 

책 소개

책 제목 : 카산드라의 거울2

작가 :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 : 열린책들

 

 

말의 힘, 행동의 힘

이제 카산드라가 보는 미래는 테러가 발생하는 몇 시간이나 며칠 후에 국한되지 않고 다음에 태어날 후손들이 있는 엄청난 시간이 지난 미래와 전생의 기억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카산드라가 태어날 때까지 지나온 모든 과거, 다시 말하면 빅뱅 때부터의 과거까지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소유하게 된 원인이 자신을 대상으로 한 ‘실험24’라는 것을 과거를 보며 알게 되었다.

 

카산드라의 어머니는 아동심리를 전공한 박사이며 특히 자폐증에 관한 연구에 빠져있었다. 아이가 말을 배우면서부터 논리를 따지는 좌뇌가 우뇌를 지배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 유년기까지 말을 가르치지 않게 되면 자유로운 우뇌를 좌뇌가 지배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생기는 현상을 연구한 것이 ‘실험24’였고 그 대상이 카산드라였다. 자신의 딸을 의도적으로 자폐적인 성향으로 자라게 한 부모는 결국 자신들이 만들어낸 카산드라의 성향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자폐증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특정 분야에 매우 뛰어난 능력이 있는 반면에 특정 조건에 편집증적인 성향으로 심할 경우 공격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카산드라는 언어와 오페라 음악에 관심이 있었고 이집트의 피라미드 앞에서 하는 오페라가 보고 싶어 부모님과 함께 이집트로 여행을 갔다. 오페라 도중 폭탄테러로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스스로 그 기억을 지워버린 것이었다. 자신이 부모님을 죽도록 만들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의 기억을 지워버린 카산드라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비밀을 알려준 이는 그녀가 다니던 이롱델 학교의 교장 필리프였고 죄책감과 좌절에 빠진 카산드라에게 새로운 희망과 사랑에 대해 알게 해준 사람은 ‘대속’의 주민 ‘김’이라는 한국 남자이다.

 

“예언을 들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해내지. 예언이 실제로 실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야.” 이야기에 나오는 어느 점성술사가 하는 말이다. 이 말보다 사람에 대해 더 잘 표현하는 문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점집에 가고, 신문에 나오는 별자리 운세, 타로카드 등을 보며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결과에 따라 평소보다 더 주의할 때도 있고, 더 과감하게 행동할 때도 있으며 대인 관계에 여유를 가질 때도 있다. 정말 우리의 운명이 정해져서 예언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가 예언을 실현하고 있다는 말이며 미래가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고 변화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카산드라가 지니고 있던 5초 후의 사망확률을 표시하는 시계 역시도 0 %나 100 %를 가리키지 못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수치는 없고 일말의 가능성이라는 여지를 남겨둔 것은 앞에서 말한대로 미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단지 상상을 하면 된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그리고 그러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가지씩을 행동한다면 꿈이라는 미래가 아니라 올해가 될 수 있고 내일이나 오늘이 될 수도 있다.

 

 

현재의 감상

지금은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 스펙트럼 등 정신적인 장애를 연구하며 과거와는 달리 특수한 장애를 겪는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경증의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아 조금 ‘개성’이 있는 사람으로 표현될 수도 있고 어렸을 때 발병된 것을 확인하여 전문적인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성장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은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이 주목을 받았던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가 있는 한 여성 변호사가 장애가 있음에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살아가는 내용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 책에서의 카산드라와 마찬가지로 우영우는 특정한 무언가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 뛰어나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가 없는 비장애인들에게 잘못 알려져 있을 수도 있는 자폐라는 특수한 장애를 한 캐릭터를 통해서 웃음과 감동으로 풀어냈다는 것은 무지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그들에 대한 실례를 친숙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