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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애니 감상문

최고로 세련되고 우아한 내 이름은. 사카모토입니다만?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4. 1. 24.

감상문 한 줄 정리

최고로 세련되고 우아한 남자 주인공의 웃음이 넘치는 고교생활기록인 사카모토입니다만? 감상문

 

사카모토입니다만?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제 이름이요? 사카모토입니다만?

불량한 학생 한 명이 친구들에게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말을 꺼내는데 그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재수 없는 안경잡이 사카모토였다. 현립 가쿠분 고교 1학년 2반의 사카모토는 입학하자마자 전교에서 주목을 받았고 당번일 때도 스타일리시, 점심시간에도 스타일리시, 복도에서 벌을 받는 순간마저도 말 그대로 최고로 세련되고 쿨한 학교생활을 보낸다. 이런 그가 건방지다며 사카모토의 태도를 빌미로 그들은 자신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일거수일투족에 짜증을 내었고 심지어 얼굴도 잘생겨서 동성을 넘어 이성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분명 질투의 대상이기도 했다.

 

불량아들은 사카모토에게 골탕을 먹일 계획을 세우는데 그들을 본 같은 반 친구들의 그만두라는 말에도 그냥 장난이라며 안중에도 없는 눈치였다. 마침내 사카모토가 교실의 문을 열자 준비한 함정이 작동하는데 사카모토는 함정으로 설치해 두었던 칠판지우개를 보지도 않고 멋들어지게 잡아버린 뒤 아무렇지 않게 같은 반 학우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환호를 받는다. 쉬는 시간이 되자 이번에야말로 화장실로 향한 사카모토를 골탕 먹이기 위해 불량아 세 사람은 그가 있는 자리에 물을 부어버리는데 안에 앉아있던 사카모토는 볼일을 보던 것이 아니라 우산을 펼친 채 “이런 소나기인가”라는 대사와 함께 우아하게 화장실을 나온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돌아온 사카모토가 본인의 자리에 있어야 할 책상과 의자가 없어진 것을 깨닫는 순간 수업이 시작되었고 선생님은 사카모토에게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지만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한 사카모토는 창문에 걸터앉아 교실 풍경을 화보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버린다.

 

계속되는 실패에 짜증이 커지는 세 사람은 무엇인가 계획을 세우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데 잠시 후 같은 반 학우 한 명이 사카모토를 찾아와 선생님이 수업 준비에 도움이 필요하니 방과 후 과학실로 오라고 하셨다는 말을 전했고 사카모토는 방과 후 과학실에 들어선다. 들어서자마자 불량아 세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 그를 제압하고 잔뜩 괴롭힐 생각에 부풀었으나 갑자기 과학실 내부에 불이 붙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데다가 문도 열리지 않는 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마땅한 수단도 사라져 버려 오히려 패닉에 빠진다. 이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던 사카모토는 호들갑 떨지 말라며 자리에서 일어선 뒤 뜬금없이 좌우로 뛰는 것을 반복한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하는 그와 불길이 조금은 흐트러진 것을 본 불량아 세 사람은 혹시 그를 따라서 하면 불이 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카모토의 동작을 흉내내기 시작한다.

 

잠시 후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이 소란스러운 과학실에 들어와 문을 열었고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위험한 의식을 치르는 듯 거센 불길과 그 주위에서 알 수 없는 동작을 하는 학생들이었으며 선생님이 소화기로 겨우 불을 끄면서 사건은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괴상한 장면을 지켜본 선생님은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소란을 피운 거냐고 사카모토에게 물어보는데 사카모토는 알코올램프 사용법을 알려주려다 실수로 불이 났다고 불량아들을 감싸준 뒤 반성문을 적기 위해 선생님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세 사람은 창피를 줄 생각으로 괴롭히려던 자신들을 감싸준 뒤 대신 벌을 받기 위해 사라진 사카모토에게 분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부끄러우면서도 심지어는 약간의 호감도 생겼다. 이처럼 '사카모토입니다만?'에서는 일상생활과 학교에서 기행을 벌이거나 여러 사건에 휘말리게 된 사카모토가 언뜻 보면 곤란한 상황인가 싶다가도 나름대로 위기를 모면하거나 자신만의 확고한 개성으로 주변의 이목을 끄는 장면이 연출되는 1년 사이의 이야기 전개가 주를 이룬다.

 

 

사카모토입니다만? 감상문 썸네일

 

오프닝 곡 COOLEST

오프닝 곡에서는 사카모토의 스타일리시함이 우아하고 고결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사람이라면 우울할 때도 있고 잘 모르는 부분에서 무안을 느끼거나 부끄러운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카모토에게 우울함이라는 단어는 우아한 식사에서 맛의 포인트를 주는 숨은 맛 정도일 뿐이며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태도로 자신의 쿨함을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를 감싸는 고난은 빛나는 일상을 더욱 멋지게 장식하는 꽃다발이고 누구의 간섭도 자신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허락하지 않는 듯 그를 지켜보는 주위의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 스페셜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가치가 있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곡이었다.

 

그를 지켜보는 이들 가운데에는 나약한 자도 쓸쓸한 자도 있었지만 사카모토가 보여주는 고귀한 삶의 태도와 그 당당함의 모습은 그들이 눈치를 보는 환경의 창살을 깨부수어 자신의 인생에 더 자신감을 가지도록 그리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기를 바라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러한 사카모토의 모습이나 그를 좇는 주변 인물들의 변화는 자신의 앞에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화려한 스텝을 통해 즐기는 댄서의 우아함이나 가시밭길을 묵묵히 나아가는 고귀한 기사의 결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엔딩곡 無くした日々にさよなら(잃어버린 날들에 안녕)

엔딩곡은 고교생활을 즐기는 사카모토의 일상을 노래한다. 교내 곳곳에서 그는 나름의 정서를 즐기고 이를 눈과 마음에 담아두는데 일상을 보내는 흔한 하루하루들이 그에게는 의미가 있으며 언젠가 졸업한 뒤 혹은 이곳을 떠나게 되는 순간이 와서 지금을 다시 생각해보았을 때 떠올리게 될 눈부시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장면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사카모토의 다짐과도 같았다. 또 그러한 이유에서 그가 항상 쿨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자꾸만 흘러가는 지금에서 안개가 끼지 않도록, 현실이 사라져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매일 충실하게 빛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2학년인 하야부사가 불량한 학생이었지만 자신을 따르는 후배들에게 말했듯이 아무리 하찮고 쓸모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어주는 흔들림 없는 무엇인가가 살아가면서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게 사라지는 순간 자신은 자신이 아니게 되고 현실이 멀리 떠나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으로 흔들릴 때도 있겠으나 사카모토와 같이 흔들림 없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만약 지금까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무엇인가가 없었던 잃어버린 날들에 안녕을 고할 수 있는 의지를 그의 모습에서 배웠다.

 

곡의 제목을 본 뒤 다시 노래를 듣는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에 대한 의심으로 안개가 끼어있는 듯 목적지를 방황하는 고교생활에 대한 위로와 언젠가 졸업하거나 뜻밖의 결과로 새로운 자신만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그들에 대한 격려를 느낄 수 있었다. 학교생활을 보낼수록 시간은 흘러가고 항상 똑같은 나날들은 다람쥐의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무료하고 사라져 버린 것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느끼는 삶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사카모토는 과감하게 잃어버린 날들에 작별하고 순간순간 사라지는 아까운 지금을 더는 놓치지 않도록 꼭 붙들기를 바란다.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자신에게 타협하며 스스로를 속이는 거짓말들은 물론 사라지지 않으며 자신이 흘린 후회와 눈물도 기억 속에서 남을 테지만 소중한 3년 동안의 고교생활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눈물과 후회, 무료한 일상조차도 하나로 모이면 안개를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자신만의 길을 걷는 주인공을 통해 ‘사카모토입니다만?’은 조금은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미래라는 불안을 개그와 함께 웃음으로 승화시킨 독특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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