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한 줄 정리
상처받은 두 사람이 음악을 통해 치유를 느끼고 서로의 상처를 극복하여 다시 일어서는 희망의 가치를 볼 수 있었던 비긴 어게인 감상문.
나도 한때는 잘 나갔어
그도 한때는 열의에 불타 모든 것을 음악에 쏟았으며 재능과 운도 따라주어 빛나는 성취를 직접 눈으로 보아왔으나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이 회사에 데려온 원석들은 끝내 떠오르지 못하였고 의기를 투합하던 파트너는 초심을 잃었으며 회사와 가정에서 자신의 입지는 불안해져 그저 술만 홀짝이며 아무렇게나 살 뿐인 주정뱅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음악의 본질과 함께 불타던 그 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며 최근의 음악 시장과 가수들에게서 진정한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떠들 뿐인, 그리고 내몰린 위기의식 속에서 점차 추해지고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댄이다. 망가진 동료를 보고 참지 못한 파트너는 함께 키운 회사에서 그를 내쫓았고 이제는 맥주 한 병 살 돈이 없어 딸에게는 못 볼 꼴만 보여주는 그의 신세는 자신이 보기에도 끝없는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안식과 구원을 전했다던 종교조차도 그의 앞에서는 대답하지 않았고 그렇게 발길이 닿는 어느 술집에 들어서는데 이 세상에 더는 음악다운 음악을 하는 가수가 없다고 한탄하던 그는 자신이 바라는 이상을 불러줄 무명의 뮤즈 그레타를 만난다.
자기 노래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에도 완성도와 진정성을 관객에게 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임을 고민하던 그녀에게 난데없이 거지꼴을 한 남자가 계획에도 없던 노래를 부른 자신에게 다가와 함께 일을 하자고 말하니 그레타는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댄이 자기 음악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듯 넘어가려는 태도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였으나 댄은 술집을 나서는 그레타를 기다리다가 이번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현실과 심경을 말했고 우선 자신을 의심하는 그녀에게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 알려주기로 한다. 그리고 화려했던 자신의 과거를 들려준 그는 그레타와 그녀의 노래를 평가하기 시작한다.
그레타의 노래는 가능성을 보이지만 문제는 그녀 자신이며 마치 ‘나는 뮤지션이야. 나는 아티스트야.’라는 고고한 태도와 음악의 진정성만으로 승부를 보려는 스타일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라고 입을 연 댄은 이어서 제대로 된 기획과 자신이 구상하는 스타일이라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그레타는 아티스트를 발굴하러 왔다면서 스타일을 운운하는 것이 자신의 철학을 부정하는 듯 느꼈고 그런 그녀를 보는 댄 역시 그저 음악이라는 꿈을 꾸는 철부지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에 곧이어 헤어졌고 큰 꿈을 품고 온 뉴욕에서의 생활도 지쳐버려 지긋지긋해진 그레타는 모든 것을 접은 뒤 집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었으나 댄은 그녀가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후 회사의 도움 없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뉴욕의 모습이 담긴 노래 제작을 결심한 두 사람은 직접 함께할 사람을 구하며 그레타가 원하는 진정성과 댄이 구상하는 기획을 점차 실현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음악뿐 아니라 각자가 넘어졌던 실패와 상처를 공감하면서 음악적 교류를 나누게 되는 동료로의 유대감으로 발전하며 중요한 매개체였던 음악은 서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된 두 음악 파트너뿐 아니라 그들 주위를 밝히는 진주가 되어 내면의 상처도 회복시킨다.
음악으로 이루어지는 치유
영화를 시작하며 그레타의 노래를 듣는 동안 우리는 그녀의 기타 연주에 맞춘 노래만을 들을 수 있으며 그 순간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무엇인가 공허하며 비어있는 듯한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장면을 다른 등장인물인 댄의 시점으로 보게 되었을 때는 술이 들어가야지만 음악이 떠오른다던 그가 노래를 듣는 동안 주위의 악기의 세션을 하나씩 추가하며 음악의 완성도와 풍성함을 채우는 장면을 통해 두 사람 모두 개인의 상처와 공허로 인해서 쓸쓸함을 느끼다가 서로를 만나 음악이라는 공통점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공허함과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지치고 괴로운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경을 담은 A step you can’t take back는 어둠에 모든 것을 맡긴 채 고통을 떼어내려는 몸부림과 각박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느끼는 그 무거운 한걸음에 대한 위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마지막 한 발을 내디딜 결심은 어떠한 결정이라도 자신이 내리는 선택임을 노래하였다. Coming up roses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 변화에 재촉을 느낀 나머지 휩쓸려버린 자신에 대한 후회 혹은 자조를 표현하였고 이는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결국 내가 원하는 건 어느 것 하나 얻을 수 없었던 실패를 담담하게 노래한다. Like a fool은 인생의 쓴맛을 경험한 사람이 시간이 지나 그 쓴맛마저도 자신을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음을 그리고 치유된 자신이 그 아픔마저도 사랑할 수 있게 된 바보 같았던 사랑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왜 사람들이 이 작품에 나오는 노래를 듣고 가사를 되새기며 자신의 경험을 대입해 마치 본인의 인생을 노래하였다고 느꼈는지 그리고 이러한 공감이 발전된 음악적 치유가 등장인물뿐 아니라 화면을 통해 몰입하는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쳐 음악이 단순한 음들의 선율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가까운 사람의 배신과 같은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 실패, 미래에 대한 실패 등 마음의 상처는 어느 것 하나 그저 외면하는 것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따스함을 우리는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심리 치료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셀 수도 없을 정도인데 이 치료의 과정에 음악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며 누군가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다가가 그 아픔을 공감하고 다시 일어설 한 걸음을 위해 꼭 안아 주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더 나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도시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댄, 그레타 같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아직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다시 일어서려는 이들에 대한 응원과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치며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그들과 기쁨을 함께하는 공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Lost stars는 때로는 잔혹하고 때로는 어둡기도 한 현실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그저 달리며 삶의 의미를 찾아 고뇌하는 청춘에 대한 공감을 노래하였는데 가사 속의 청춘은 미래를 계획하고 매일매일 아침에 눈을 떠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려 하지만 기껏 성취한 성공을 빼앗길 때도 있으며 구상했던 미래가 하룻밤의 놀이와 같이 거품처럼 꺼지는 허망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를 경험한 청춘들이 그럼에도 빛을 잃은 내면의 어두움을 다시 밝히고 자신이 있을 곳을 찾기 위해 다시 달리기 시작하며 그 모습이 비슷한 경험을 겪었던 또 다른 별들에게 음악적 용기와 위로를 주었기에 길을 잃은 별들로 표현한 가사와 Lost stars가 주는 여운이 이 작품을 기억하게 되는 상징이 될 수 있었다고 느꼈다.
그레타와 함께 음악을 들을 때 댄은 인생의 선배로서 그녀에게 한 가지 교훈을 전하는데 바로 음악이 평범한 일상의 한순간도 어느새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로 바꾸어주며 그 소중함의 가치를 청춘은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잊게 된다는 것이었다. 젊을 때는 소중한 시간과 함께 빛나는 소위 말하는 리즈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사진을 남기고 앨범을 통해 당시를 회상하며 공통점이 있는 상대와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바쁜 일상에 치여 진주를 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카메라에 다가가는 손이 멀어지게 된 사람들은 과거였다면 순간순간 추억했을 빛나는 진주들을 지나치게 되었다. 이 교훈을 마음속에 담아둔다면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댄이 말했던 현재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그는 현재의 일상적으로 살아 숨을 쉬는 지금을 진주에 비유하였는데 그 말처럼 영화 전체에서 곡 작업과 연주를 즐기며 그들에게는 일상이었을 장면들이 사진첩과 같이 그 순간을 추억하는 진주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음악 예능 가운데 싱어게인은 높은 완성도와 음악적 진정성이 있는 곡을 불렀음에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가수와 한땐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대중들에게 잘 기억되지 않은 가수 등 영화의 등장인물인 댄과 그레타처럼 한 번 더 기회를 붙잡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과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적 가치를 생각하게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회차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실력자들에게는 놀라움을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게 해주는 가수들에게는 당시를 추억하는 기획을 통해 많은 사람이 그들의 새로운 도전을 함께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고 그중 싱어게인 3에 참가한 74호 가수는 자신을 ‘나는 응원을 부르는 가수다.’라고 표현하며 노래를 시작하였다.
그가 부른 노래 ‘질풍가도’는 애니메이션 주제가이면서도 현재는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으며 빠른 박자로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방이나 특별한 무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분위기를 퍼뜨린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노래에 열광하고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단순히 곡에서 드러나는 신나는 분위기뿐 아니라 그 가사를 통해 표현한 인생의 굴곡과 넘어진 사람들에게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처럼 다시 일어나 힘찬 도약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한 번 더 다시 일어설 용기와 희망을 바라며 거친 시련에도 앞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가사는 실패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외로움과 좌절감에 위로가 되었고 세상을 향해 다시 도전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였기에 그 가사의 의미를 작품에 대입하여 생각할 수 있었다. 새해를 시작하며 작년에 미처 못 이룬 꿈이나 오랜 기간 이어진 실패 등으로 인해 잠시 헤매고 길을 잃었을지라도 음악을 통해 작품의 제목처럼 다시 일어나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비긴 어게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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