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에서 먹고 살기 위해 농사를 지었을 뿐인데 다양한 종족이 모이고 촌장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평화롭고 유유자적한 삶을 보여주는 이세계 유유자적 농가를 보았습니다.
동경하던 농사와 유유자적한 삶
병원에서 힘겨운 투병 생활을 보내던 마치오 히라쿠는 숨이 끊어지고 그의 가혹했던 삶을 가여워한 세계를 관장하는 신에 의해 이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건강한 몸과 함께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신의 말씀에 히라쿠는 병원에서 TV 방송으로 보았던 농사를 동경하여 신에게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유유자적한 농경 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 그의 바람에 신은 만능 농기구의 힘을 부여해 주며 새로운 세상에서 부디 평온한 삶을 살아가길 축복해 주고 눈을 뜬 히라쿠는 오래간만에 느끼는 건강한 몸에 신이 나 앞으로 펼쳐질 농경 생활을 기대한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울창한 숲에서 눈에 띄는 거대한 나무 하나를 발견하고 주변을 거점으로 삼아 생존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며 무사히 하루를 넘긴 히라쿠는 드디어 그의 첫 농경을 시작한다. 모종이나 씨앗이 없다는 걱정이 무색하게 다음 날 만능 농기구의 힘으로 최상급 토양에서 싹이 자라며 신이 부여한 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식량을 지킬 울타리를 만들었다.
어느 날 히라쿠는 거점 주위에서 개와 비슷한 외형의 마물을 두 마리 발견하고 어릴 적 개를 키우고 싶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돌봐주었다. 며칠 뒤 임신했던 암컷이 무사히 출산하며 돌보아준 그를 주인으로 인정한 이들은 새로운 가족이 되었고 히라쿠는 새로운 가족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유대관계를 만들어갔다.
밭을 갈고 수확하며 과거의 삶에서는 그냥 지나쳐 모르고 넘어갔던 농민의 지혜가 담겨있는 작은 요소들을 발견한 히라쿠는 그렇게 조금씩 실패를 통해 농사를 배워나간다. 수확의 기쁨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만끽하는 그는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준 신의 조각상을 만들어 기념하며 나름의 감사를 표한다.
계절이 바뀔 만큼 시간이 지났고 겨울을 대비하며 방한을 걱정하는 히라쿠에게 거대한 거미가 찾아왔고 그는 거미에게 방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거점 중앙의 거대한 나무에서 지낼 수 있도록 자리와 식량을 마련해 주었다. 이에 보답하듯 방석은 의류, 천 등을 만들어주며 방한의 걱정과 일상적인 의류 및 물품의 수요를 해결해 주었고 이들은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되었다.
다시 찾아온 봄은 쿠로와 방석의 가족도 늘어나 부양할 식구가 많아졌지만 정작 히라쿠의 옆은 비어있었기에 그는 가끔 외로움을 느꼈다. 어느 날 방석과 쿠로가 경계하여 제압한 루루시 루라는 이름의 여자를 발견하는데 흡혈귀인 그녀는 회복하기 위해 히라쿠의 목덜미를 물어 피를 빨았고 히라쿠는 이를 허락한 후 회복한 그녀를 거점에 들이며 다양한 농경의 삶을 보여주었다.
전생에서 배신당하며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장소를 바랐던 히라쿠였지만 외로움과 함께 역시 혼자서는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거점과 히라쿠에게 흥미를 보인 루에게 고백하였고 그녀는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하지만 받아들이며 거점의 주민이자 히라쿠의 가족이 되었다.
다음 날 루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천사족의 여자가 잡혔다. 그녀의 이름은 티어였으며 현상금이 걸린 루를 사로잡기 위해 숲에 들어온 것이었지만 루의 권유로 거점의 여러 장소를 견학하며 농사의 가치를 배운 티어는 며칠 후 하이엘프 일족과 함께 정착하였고 거점의 구성원이 늘어나며 거점은 점차 마을이 되어간다.
평온한 거점은 갈 곳을 잃은 여러 종족의 안식처가 되었으며 종족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평화로운 농가의 삶을 보낼 수 있는 거점의 규모가 커지자 모두의 의견을 받아들인 히라쿠는 촌장이 되어 마을의 이름을 거점의 중앙에서 그들의 상징인 거대한 나무를 기억하기 위해 큰나무 마을로 명명한다.
점차 마을다운 모습을 보이는 큰나무 마을의 성장세와 마음만 먹는다면 일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무력을 보고 주위의 마왕국과 드래곤 종족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큰나무 마을을 주목한다. 전생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행복한 삶을 겪었던 히라쿠는 따스한 이 마을에서 모두가 고통받지 않고 즐겨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루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며 이 공동체는 더욱 공고해졌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더 많은 이들이 큰나무 마을에 거주하기를 바란다는 소식을 들으며 주민들의 건의에 추가로 마을을 더 세울 것이 결정된 유유자적한 농가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수수한 전원생활
주변을 둘러보면 각박하고 시끄러운 도심에서의 생활에 지쳐 동경하는 전원을 꿈꾸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TV 방송에서도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새로운 땅에 정착해 오랜 시간 동안 수수한 삶을 만끽하는 이들을 보여주며 평화로운 삶의 가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전원에서의 생활이 신경을 써야 할 많은 소일거리와 불편한 접근성, 편의시설의 부족함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 자신의 선택에 행복을 느끼는 것은 그들이 심신의 안정과 평안을 즐기는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충격과 그 결과 생긴 병으로 이전의 생을 마감했던 히라쿠가 새로운 세상에서는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장면을 보며 신을 대신하여 함께 안도감을 느끼고 그의 성장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실수나 실패를 통해 농사의 기술을 몸으로 체득하는 히라쿠를 바라보면 조금씩 돌아서 가더라도 결국은 목적지에 당도하는 슬로우 라이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에 따라 이러한 삶이 더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나 견딜 수 없는 답답함에 도시에서 휴가를 즐기기 위해 잠시 방문 후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유유자적한 삶의 중요성은 어떠한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큰나무 마을의 공동체는 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거나 술을 빚으며 행복을 나누고 주변과 나누면서 함께하는 가치를 배운다. 모두가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과정에서 공동체가 성장하고 자신이 성숙해짐을 보는 것이 이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급박한 전개, 타인과의 갈등, 주인공의 시련이 주를 이루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평화롭고 여유로운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그 사회에서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러한 힐링물을 보는 이유가 아닐까? 수수한 농가의 삶을 보여주며 과거와 달리 직접 생산하여 수확하지 않는 우리들에게 생명의 가치와 생산자들의 수고로움을 감사할 기회를 준 만화 이세계 유유자적 농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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