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분을 수 차례 바꾸며 FBI마저 속였던 천재 사기꾼의 이야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감상문.
천재 사기꾼 프랭크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프랭크 윌리엄 애버그네일 주니어가 1964년부터 1967년까지 팬암 항공사의 조종사라고 사칭하여 조종사로 일했으며 같은 기간에 조지아 병원에서 소아과 수석 전공의, 루이지애나주의 차장검사 신분도 사칭했다는 소개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미국 최연소 사기꾼으로 기록되었으며 26개국과 미국 내 50개 주에서 위조 수표를 이용하여 400만 달러의 현금을 사용한 전과를 벌인 프랭크의 사기 행각과 그를 쫓았던 FBI 요원 칼 핸레티의 이야기이다.
시간은 6년 전 1963년 뉴욕으로 거슬러 올라가 성공한 사업가의 아들로 유복했던 프랭크의 유년시절은 탈세 혐의에 의한 국세청의 고소로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게 되어 가세가 기울며 송두리째 바뀌게 되었다. 16살 생일선물로 아버지는 그에게 계좌를 하나 개설하여 계좌와 함께 50장의 수표를 주었고 이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그가 이러한 범죄의 세계에 빠지게 됨을 암시한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되는 프랭크는 양육권을 위해 두 분 부모님 중 누구와 살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아버지가 회원인 로터리 클럽 회장과 부정한 관계를 맺었던 어머니와 사기로 사업을 말아먹은 아버지 중 누구도 고르지 않고 프랭크는 아버지가 주었던 계좌를 챙긴 채 집을 뛰쳐나와 자신을 찾지 못하게 멀리 떠나버렸다.
얼마 없는 돈으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웠고 그나마 있는 수표를 사용해도 금세 거짓말이 들통났으며 가짜 신분으로 수표를 사용하여 은행에서 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다른 은행의 수표는 사용할 수 없어 빈곤한 그의 처지에 한 줄기 빛이 비친다.
높은 대우와 선망의 대상인 비행기 조종사를 보며 아이디어가 떠오른 프랭크는 조종사의 신분을 이용하기 위해선 조종사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고 학생 기자 행세를 하며 팬암 항공사의 조종사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정보를 얻게 된다. 그렇게 얻은 정보와 유니폼으로 프랭크는 팬암 항공사의 부조종사 행세를 하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출을 거절했던 은행장이 그를 몰라보고 인사하는 모습이나 호텔에서 수표를 받아주는 모습을 보고 그는 진짜 팬암 항공사의 직원인 것처럼 신분을 위조한다. 승무원인척하며 호의를 가진 은행원에게 작업을 걸어 수표를 읽는 기기의 사용법을 알게 되는 프랭크는 점점 더 대담한 일을 계획하게 되는데 경매에 나온 micr 기계를 사용하여 직접 위조 수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그의 행각이 FBI의 요원 칼 핸레티에게 걸려 쫓고 쫓기는 두 사람의 행적이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이다.
거짓뿐인 삶의 불안함과 정직한 삶의 안정감
영화에서는 순간순간 다가오는 위기의 순간에 프랭크가 하는 거짓말과 능청스러운 표정을 주목하게 만든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점점 커지는 거짓된 삶에 짓눌려있을 때는 항상 불안감에 빠져 예민한 감정을 드러내게 되는 프랭크가 단 한순간 사랑하는 여자의 집에 머무를 때는 가족애와 안정감을 원하며 그의 거짓된 삶을 고백하고 진짜 이름을 알려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TV에서 본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임기응변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그의 비상한 두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실제로 2주 동안 공부하며 어떠한 부정행위를 사용하지 않은 채 스스로의 노력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고백은 만약 그의 유년시절이 불우하지 않았다면 더욱 빛나 많은 사람을 살릴 의사가 되었거나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법의 집행관이 되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남긴다.
하지만 항상 속이기만 하는 삶에 진정한 자신은 없었고 외로움을 느껴 칼에게 전화를 거는 프랭크의 모습은 치밀하고 지능적인 범죄자이지만 역시 따뜻한 부모의 품이 그리운 미성년자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외로움을 느낄 때 항상 칼에게 전화를 거는 이유와 1967년 마침내 칼을 만난 프랭크가 오히려 홀가분한 듯 웃으며 그를 맞이하는 장면은 거짓과 허례허식 없이 독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칼이라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칼과의 대화에서도 계속 진실을 확인하려고 하는 프랭크의 외침은 아버지에게마저 “너는 절대 멈출 수 없어.”라는 차가운 대답을 들었던 그가 도망칠 마음을 접게 만드는 일말의 부끄러움이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잘못된 행동과 비극을 알 수 있었고 멈추기를 바랐던 거짓뿐인 인생에서 딸에 대한 맹세까지 하는 칼을 보며 진실만을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는 것인지 확신을 얻고자 하였다.
현재로 되돌아온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아버지의 부고를 듣게 된 프랭크가 송환되는 비행기에서 탈출하여 어머니를 찾아가는 장면은 답답한 프랭크의 내면을 더욱 애절하게 묘사하였다. 재혼한 어머니의 행복한 삶을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며 순순히 붙잡히는 프랭크가 느꼈을 감정은 아마 자신의 자리가 더는 남지 않은 공간에 대한 후회일까 아니면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가 불행하지 않다는 안도감이었을까?라는 복합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정부의 직원이 되는 조건으로 형량을 거래한 프랭크가 형기를 마칠 때까지 매일매일 정해진 삶을 살게 되며 처음 느껴보는 부자연스러운 생활에 자유를 찾아 도망치려 하지만 자신을 뒤쫓은 칼이 지금은 아무도 그를 쫓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돌아갈 때 그토록 바라던 안정감은 정직한 삶에서 온다는 것과 자신의 과거를 청산할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프랭크의 모습이 이 영화의 백미이며 명작이라고 언급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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