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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애니 감상문

장전된 탄환, 그 앞에 놓인 두 개의 선택지. 매트릭스 2: 리로디드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3. 4. 26.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되는 네오에게 주어지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 매트릭스 2: 리로디드 감상문.

 

매트릭스 2: 리로디드 영화 포스터

 

충격적 진실과 선택의 기로

1편이 끝나며 네오는 매트릭스를 파괴하겠다는 다짐을 했음에도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었고 그의 곁에서 트리니티는 오라클의 예언이 있을 것이라며 초조해하지 말라는 듯 안심시킨다. 한편 아군의 함정 오시리스 호는 파괴되면서도 중요한 정보를 전달했는데 기계들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 시온을 파괴하기 위해 접근 중이라는 것이었고 이에 저항군은 자신들과 남아있는 인류의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 매트릭스에 모여 회의를 하지만 요원들이 이 회담을 습격한다.

 

업그레이드된 요원들이라고 하더라도 매트릭스 그 자체와 현상을 이해하고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네오의 상대가 되지 않았고 요원들을 물리친 그는 직접 예언을 듣기 위해 이전에 오라클을 만났던 장소에 찾아가는데 그곳은 비어있었으며 네오는 별 소득이 없이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네오와 느부갓네살 호의 귀환은 많은 생존자에게 희망의 메시지였고 모두가 모인 연설에서 모피어스는 기계들이 시온을 향해 쳐들어오고 있다는 시련을 전한다. 하지만 그는 오라클의 예언을 믿고 있었고 두려움 없이 이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는 저항했고 백 년이 넘게 생존해 왔기에 자신들이 이룩한 낙원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리고 기계들과 싸움에서 승리하여 자신들이 승리의 깃발을 다시 하늘에 내걸 것이라는 모피어스의 외침은 모두의 의욕을 끌어올렸다.

 

한편 매트릭스에서 현실로 빠져나오던 베인은 스미스 요원에게 사로잡혀 그에게 잠식당한다. 그리고 그 잠식당한 스미스가 현실로 귀환하며 큰 문제가 일어날 것을 암시하였다.

 

마침내 기다리던 오라클의 메시지를 받아 그녀의 예언을 듣기 위해 매트릭스로 잠입한 네오는 매트릭스의 소스로 향하기 위해 키메이커라는 프로그램을 찾아야 했다. 이후 여전히 알쏭달쏭한 대화를 마친 오라클이 떠나고 네오는 자신을 찾아온 스미스 요원과 마주한다.

 

이전과는 달리 요원의 규정도 수행하지 않고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의 수를 늘려 마치 바이러스와도 같은 수많은 스미스의 공격이 시작되었으나 네오는 이들에게 벗어나며 현실로 귀환한다.

 

이후 오라클의 예언에 따라 메로빈지언이 숨기고 있는 키메이커라는 프로그램을 빼내고 보호하며 매트릭스 내부 코어 시스템인 소스의 문을 열고 창조자 아키텍트를 만나 자신을 둘러싼 모든 진실과 그 앞에 놓인 선택지를 두고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가 이번 작품의 이야기이다.

 

 

매트릭스 2: 리로디드 감상문 썸네일

 

제목의 의미

우선 제목인 리로디드를 살펴보면 재장전하다, 다시 불러오다 등의 의미가 있는데 이는 아키텍트에게 듣게 되는 매트릭스가 존재했던 그 오랜 시간 동안 네오와 같은 이가 5명이 더 있었다는 것과 5번의 재시작,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으로 계속 시스템의 불균형을 일으켜 왔기에 다시 불러오는 진실에 대한 표현이며 동시에 기계들이 인류의 희망 시온을 파괴하고 그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장전하는 폭력이 투영된 의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듯 기계들이 드릴로 땅을 파며 시온으로 점차 다가오는 장면은 마치 탄환이 발사되는 총열 같은 느낌을 주어 그들이 가할 무자비한 폭력을 드러내었고 트리니티의 죽음을 예지하는 네오의 각성은 시간을 다시 불러와 그녀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였다.

 

아키텍트의 말은 모든 과정, 즉 인류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 기계들과 전쟁을 하는 것 역시 그의 통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자신들의 삶이 첫 번째 자유를 택할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시온의 사람들은 실험실의 실험체와 다름없었다.

 

전작과 동일한 마음가짐의 의미

네오 이전의 5명은 모두 인류의 생존을 위해 시온을 버리고 아키텍트의 말대로 행동하였지만 네오가 이들과 달랐던 것은 사랑하는 존재의 유무였다. 트리니티의 존재는 네오를 더욱 구체적으로 행동하도록 이끌었고 연인과 인류의 종말을 저울질하게 되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과 같이 마음가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오라클을 만났을 때 그녀를 믿을 것인지 믿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대화나 자신이 메시아인가 아닌가를 고민하며 주변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에 맞추어 주려는 듯 행동을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현실에서도 기계들을 느낄 수 있게 되며 무사히 위험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전적으로 그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인간사회와 프로그램의 유사성과 차이

프로그램은 그 인과관계에 의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며 매트릭스의 모든 현상을 통제하는데 강한 프로그램이 약한 프로그램을 종속시키거나 흡수하기도 하고 위기를 느낀 프로그램은 잡히지 않으려 도망치는 장면은 마치 인간사회를 연상시키지만 죽음마저도 받아들이는 그들을 결국 기계적 관점으로 보면 입력에 대한 출력일 뿐 그 속에 어떠한 목적을 위한 것인가 당위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다시 생각해 보는 제목의 의미

누군가는 이전 작품의 방대한 스케일과 작품성, 소재의 참신함과 비교하며 액션과 특수효과가 주목받은 아쉬운 작품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제목인 리로디드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점이 목적의 중요성과 인과관계인 만큼 지금 우리가 지켜본 내용은 장전된 탄환이 들어있는 총기일 뿐이다.

 

스미스가 매트릭스의 집어삼키기 위해 장전한 총일수도, 네오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장전한 총일수도, 기계들이 시온의 생존자를 학살하기 위해 장전한 총일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전된 탄환이 발사되는 다음 작품에서 누가 이 총을 사용할 것이며 어떠한 결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다음 작품을 보게 된다면 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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