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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미식은 어떤 것일까? 댄 주래프스키 음식의 언어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3. 1. 23.

댄 주래프스키 음식의 언어 표지

 

비싼 음식들과 고급 레스토랑을 떠올린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 식당을 프렌치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레스토랑과 서양의 식문화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미식 문화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은 가볍지 않았다.

 

미식의 기술

과거 우리나라의 한상차림과는 조금 다른, 코스 요리라고 불리는 그들의 식사는 순서를 중요시하고 각각의 코스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다. 미국식의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이루어진 가장 기본적인 식순과 유럽식의 앙트레 – 메인1 – 메인2 – 디저트로 이루어진 순서는 이들이 차례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때그때에 주어지는 음식만을 가장 가치가 있는 것으로 집중하며 먹으면서 그 음식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사람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타인과 나누기를 원한다. 미식의 개념은 사회가 변하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우리의 주변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더 맛있는 음식, 남들이 쉽게 먹지 못하는 진귀한 재료, 특별한 조리법 등은 그렇게 우리에게 미식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건강에 초점을 맞춘 영양에도 신경을 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웰빙의 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저 한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음식에서 일부러 찾아가서 줄까지 서며 기다리다가 먹는 그런 음식을 파는 식당이 유명해지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가장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말을 통해 나누고자 하는 말을 전달한다. 유명한 식당일수록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정식이 정해진 식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작가는 손님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빼앗아가서 주인이 내주는 것을 먹도록 하게 만드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선택권을 되돌려주는 대가로 값을 더 치르는 것이라는 말을 하며 또 다른 예시로 요리를 수식하는 표현이 더 많고 길수록 비싸지는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에 대해 말한다. 유기농의, 특별품종의, 어떠한 조리법을 활용한 등등으로 점점 길어지는 요리 이름과 대비하여 진정한 고급 식당에서는 굳이 길게 서술할 필요가 없어 간결하게 표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

케첩이 사실은 중국의 젓갈을 뜻하는 중국어에서 어원이 왔다는 것을 알고서는 매우 놀라웠다. 중국의 젓갈을 먹어보고 조미료의 역할을 발견하였던 서양의 선원들은 각자 자신의 언어로 그 단어를 흉내를 냈고 그 단어가 케첩의 유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다른 여러 가지 재료를 통해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맛으로 탈바꿈한 이들이 토마토를 이용해 현재 우리가 아는 케첩을 만들게 되었다.

 

칠면조를 뜻하는 영어 터키(Turkey)가 포르투갈의 무역상들이 가졌던 비밀주의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포르투갈의 무역상들은 이슬람 국가인 터키라는 이름을 이 특이한 맛을 지닌 새에게 지어주어 자신들이 무역을 독점할 생각이었지만 이 단어가 널리 퍼지게 될 줄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에서는 디저트에 대하여 설명한다. 디저트는 본래 마무리 식사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식사 마무리에 먹는 후식의 개념에서 과일이나 과자, 음료와 같은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곰곰이 생각을 하면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카페에 가거나 빵집에서 산 음식을 디저트라고 하면서 먹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주위에 있는 음식을 그냥 먹기보다는 더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고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얽힌 이야기나 관련이 있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먹는다면 그 음식을 더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음식의 언어 감상문 썸네일

 

현재의 생각

몇 년 전부터 비건을 위한 다양한 음식 제품이나 식당의 요리가 선보여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었다. 초반에는 그저 비건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맛도 없고 영양도 불균형인 제품들이 주를 이루어 출시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영양과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제품이 나오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기준이 바뀌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며 과거에는 값비싼 재료, 진귀한 재료가 주를 이루어 미식을 대표했다면 환경이나 생물 보호 등의 이유로 이를 제한하는 것 역시 미식의 변화에 순응해야 할 것이다.

 

음식의 이름이 길어질수록 값이 비싸진다는 우스갯소리에는 공감하며 한참을 웃을 수 있었다. 돈까스를 예로 든다면 유명한 특정 품종의 돼지고기를 며칠이나 숙성하여 ~기름에 저온에서 튀긴 스페셜 돈카츠라는 메뉴가 있으면 그 메뉴는 반드시 예상보다 값이 더 나갈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자신의 요리를 하나만으로 인정받으려 고집하는 장인들은 안심 돈가스 혹은 히레카츠 등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을 미디어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미식의 개념이 혼자만을 위한 고급 식당에서의 한 끼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나누기를 원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식사를 소중한 몇 사람과 함께하는 것, 식사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바로 미식의 시작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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