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사치와 문명
저자 : 장 카스타레드
출판사 : 뜨인돌
Civilisations
유명한 게임이 하나 있다. “밀과 다이아몬드를 교환한다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거래를 요구해 오는, 말이 거래이지 거의 강도와 다름없는 교환을 성사시키는 인물은 바로 간디이다. 이 유명한 게임의 이름은 바로 문명이고 우리에게도 세종대왕이 다스리는 조선으로 익숙하다. 다른 국가로 조선과 만나게 되면 “조선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 이여 나는 조선을 다스리는 깨우친 임금 세종이오.”라며 조선의 기술과 과학력, 발전 상태를 지켜볼 수 있다.
문명이라는 게임은 세계의 여러 문명의 특성을 간단히 게임에 적용하여 2023년 기준으로 벌써 6번째 시리즈를 출시하며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모두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는 고대의 사회에서 각 문명의 특성을 이용하여 최종적으로는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과학력을 높여 우주로 진출하는 것, 문화적으로 유토피아를 만들어내는 등 여러 종류의 엔딩이 존재한다.
이 게임에 대해 할 이야기들과 유명한 이미지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사치품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사치품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다. 값비싼 보석에서 어떤 이의 생각을 담는 조각에 이르기까지 사치품은 형태에 연연하지 않고 개인의 욕망을 충실하게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을 하였다.
게임에서도 여러 사치품이 존재하고 다른 나라와 교역을 통해 자국에 없는 물품을 사용할 수 있다. 사치품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황금기라고 불리는 국가의 성장에 중요한 시기를 빠르고 자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금기는 국가의 성장에 필요한 국민의 수가 증가하고 생산품의 양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국가가 부강해지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황금기를 맞이하게 만드는 요소는 국민이 느끼는 행복의 척도를 지표로 나타내어 충분한 점수를 쌓으면 되는데 이 행복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사치품이기 때문에 교역을 통해서라도 꼭 보유해야 한다.
처음에는 금이나 은과 같은 보석류만이 사치품이라고 생각했으나 책을 본 후에는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다. 개인의 욕망을 표현하는 그릇일 뿐만 아니라 미를 나타내는 사회의 지표가 되었으며 종교에서도 신도들을 위한 특수한 물건이 필요해졌다. 당연하게도 향수를 이용하여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나 편의성을 위한 의자와 항아리 등도 사람을 편하게 살도록 해주는 사치품을 일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 또한 사치품의 하나로 분류되었는데 로마 시대의 술이었던 포도주는 그저 취하게 만드는 술이었다기 보다는 분위기를 띄우고 모인 사람들을 단합시키는 매개체의 역할로 사용되었다. 잘 알려진 국가의 것들과는 다르게 아프리카의 사치품은 제작자가 모호하고 서양의 문명과 다른 환경에서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또 가족 중심의 사회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 체계적인 분류와 관리의 부족으로 이어져 우리가 쉽게 만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치품을 통해서 그 나라의 색채와 당시의 사회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중동지역과 같은 아랍 문화권의 문명과 역사는 이슬람교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는데 현재는 몇몇 지역에서 무력을 이용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는 집단 때문에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 책에 비추어진 이슬람교와 아랍의 문화는 약자를 생각하며 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상황이 올 때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호자의 모습을 더 강조하였다.
뒷부분에는 동양의 사치와 미래의 명품시장이 될 여러 나라를 설명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문화권으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았다. 중국의 실크로드와 불교의 영향이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던 시절도 있었으나 폐쇄적이었던 일본은 급속한 근대화와 제국주의를 거쳐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미래의 사치 시장을 주도할 여러 나라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가 있다. 모두 많은 인구를 거느린 대국이지만 단순한 인구의 수가 이러한 결론을 이끈 것은 아닐 것이다.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앞세워 세계적인 강국이 되어갔고 브라질은 거대한 영토와 관광을 주 수입으로 하며 새로운 명품시장을 열게 되었다. 러시아는 눈에 띄는 사치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러한 인식이 명품에 대한 욕망을 건드리게 되어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사치품은 단순히 자신을 치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가 되었고 역사가 되었으며 그 나라가 폐허가 되지 않게 문화적인 동력이 된 중요한 바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의 생각
이전에는 보석류뿐 아니라 사람의 편의를 생각하는 도구, 종교의식에 사용하는 도구 등도 사치품이라는 설명에 놀라기만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로봇과 인공지능 등의 과학발전 역시 인류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현대에 중요한 사치품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익숙하지 않은 이슬람교에 대해 미디어에서 보이는 극단주의자들로 인한 편견이 있었고 이 책에서 말하는 본질에서 그들이 믿는 무엇인가로 바뀌게 된 원인이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약자를 돕고 수호할 입장이었던 그들이 어째서 약자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주변을 파괴하는 일에 손을 대게 되었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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