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남, 금성녀
이 책에서는 남·여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시작한다.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으로 가정하여 우연히 금성인을 보게 된 화성인들이 금성인을 만나기 위해 금성으로 찾아오고 서로 사랑을 이어갈 장소로 지구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로 흥미를 유발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는 ‘문화가 다르니까.’, ‘나와는 다르니까.’ 등으로 생각하며 이해와 수용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장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 우리에게 어눌하지만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면 같이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하지 그 자리에서 발음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 있는 이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행동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남성과 여성을 각각 화성인, 금성인에 대입하여 이성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자세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한다. 아예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생각하면 그들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하는 대신 스스로 이해하고 자신이 타인을 수용하기에 쉬워질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은 과학과 의학에서도 밝혀졌기 때문에 어떠한 의도로 한 행동이나 말이 이성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책의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다른 행성에서 살았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상황에서도 대화를 통해서 오해를 풀었으나 지구에 정착하면서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지며 그때까지의 이해와 수용 대신에 너를 위한 나의 행동을 받아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대신 한 가지 오해가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사랑이 식었다고 판단하여 파국적인 결과를 맞이하였다.
남자에 관한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은 남자는 자기만의 시간을 원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빠져있을 때는 이성에게 소극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으며 여자는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동굴이론이라고 하는데 남자는 문제가 생기거나 고민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동굴에 들어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묵묵히 그 일만을 생각하는 것에 온 신경을 쓴다는 것이었다. 여자가 이 상황에서 남자를 도우려는 마음에 관심을 지나치게 보이게 되면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남자가 동굴에서 스스로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남자의 기분이 안정되었을 때 대화하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오해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관심에서도 드러나는데 여자는 일반적으로 월경전증후군(PMS)이라고 불리는 감정의 기복을 경험한다. 바로 자신의 월경 주기와 관련되어 감정의 기복이 파도와 같이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감정이 최고조인 다음에 계속해서 내려가는 시간을 ‘우물 속으로 들어간다.’라고 표현하였다. 그럴 때 남자는 그녀의 기분을 마냥 풀어주려고 자신만의 경험에 비추어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며 그렇게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녀의 편에 서서 진정한 마음으로 대화하고 경청하는 것을 추천하였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표현을 하는 것이지만 자신만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보내는 사랑이기 때문에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사랑은 오해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작가가 상담하며 나누었던 수많은 커플 중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오히려 감정을 억누르며 사랑에 지쳤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을 알려주었다. 서로의 사이에 생긴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신뢰가 밑바탕이 된 진정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작가는 역설한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면 작은 오해가 있더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고 대화를 통해서 오해를 충분히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생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반적으로 남자는 문제의 해결에, 여자는 공감에 집중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본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서로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물론 일반적이기 때문에 “모든 남자와 여자가 그렇다!”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고 오히려 비슷하거나 같은 성향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차이, 이해, 수용의 3단계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완전히 같은 타인은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대부분의 연인들이 약간의 차이가 있어도 서로 맞춰주며 만남을 이어간다.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인식하는 것부터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둘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깊어진다는 작가의 주장은 비단 남녀 사이에만 적용하지 않아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살아가며 만들어내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서로를 상처입히지 않는 강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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