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서를 꿈꾸었던 건달
영화 록키는 본 적이 없다고 할지라도 OST만큼은 들어보았다 할 만큼 유명하고 여러 곳에 오마주로 표현된 명작에서 낡은 운동복에 컨버스 신발 새벽부터 거리를 달리는 한 남자가 등장할 때 자연스레 Bill Conti의 Gonna Fly Now가 흘러나옵니다.
날기 위해 힘든 시간을 견디며 지금은 비록 미약하지만 푸른 하늘로 비상하라는 가르침을 견지하는 별 볼 일 없는 한 복싱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이탈리아계 필라델피아 출신의 록키 발보아는 사채업을 하는 사람 아래에서 밀린 돈을 회수하는 건달이자 뒷무대에서 건달방식의 복싱을 업으로 하는 한물간 사내입니다. 피를 흘리고 뼈가 부러져도 이런저런 비용을 제하면 몇 푼 떨어지지 않는 힘든 생활을 살아가나 손에는 항상 동체 시력과 순발력을 위한 작은 공을 놓지 않으며 훈련에 임합니다.
어느 날 신세를 지던 체육관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보관함을 재능 있는 유망한 선수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물품을 밖에 걸어놓은 일이 생기자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자신의 과거 사진을 보며 고민하게 됩니다. 정육 공장에서 일하는 친구 폴리의 여동생에게 호감이 있어 일하는 가게에 얼굴을 내밀며 썰렁한 유머를 남기기도 하지만 에이드리안은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강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런 에이드리안의 모습에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은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냅니다.
이와는 별개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아폴로 크리드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큰 경기를 준비했는데 상대의 부상으로 경기가 어렵게 되어 남은 5주 동안 급하게 자신의 상대가 될 인물이 필요해졌습니다. 오랜 경력으로 인해 사업가 정신이 되어버린 아폴로를 보고 록키가 단골이던 술집의 주인은 이제는 진짜 선수는 없고 저런 광대만 남았다며 아쉬워하는데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광대라고 표현하는 주인에게 그와 비교하여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진 그는 돈을 던져주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무렵 아폴로는 여러 선수 가운데서 이름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록키를 지목하여 이벤트를 벌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마음을 다잡은 록키가 훈련하여 경기를 마치는 순간까지가 영화의 이야기입니다.
전성기가 오지도 않았던 지난 10년
영화 속에서 체육관 관장에게 그동안 자신을 미워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소리를 지르자 관장은 재능이 있었음에도 기를 생각은 하지도 않고 수금하는 일이나 하면서 건달같이 살아왔지 않냐며 호통을 칩니다. 경기 수당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져 생업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록키를 보며 힘든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대형 경기가 잡혀 급하게 훈련해야 했던 록키에게 체육관 관장이 찾아와 자신이 매니저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찾아오자 지난 10년 동안 그렇게 원했는데 이제야 찾아왔다며 울분 섞인 목소리로 거세게 말해도 관장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이 록키의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자신의 전성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관장에게 당신은 전성기라도 있었지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모든 감정을 토해낸 뒤 록키는 다시 관장에게 찾아가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록키 발보아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언젠가 기회는 온다.” 일 것입니다.
언젠가 기회는 온다
실제로 운동선수 중에도 많은 이들이 선수만으로는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언젠가 꿈을 펼칠 기회가 올 그들에게 록키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아이슬란드의 축구선수들은 겸업으로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며 이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연예인들 가운데에서도 무명시절이 길었던 이들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는 감사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처음 본격적인 훈련에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예전과 같지 않은 몸 상태에서 점점 속도가 붙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두 손을 번쩍 드는 장면은 마치 챔피언의 행동을 연상시켜 미래를 꿈꾸며 전진하는 청춘들에게 자극을 주려는 듯합니다. 신인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대하는 광대가 되어버린 아폴로의 앞에서 분전하는 그의 이름이 록키인 것 또한 마음을 다잡은 그가 루키(신인) 같음을 연상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꿈은 꿈이기 때문에 포기하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는데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들 때 의욕을 더 고취하고 싶다면 영화를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한순간의 기회를 위해 쉬지 않고 자신을 단련하는 이들을 위한 영화 록키 감상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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