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 제목 : 군주론
저자 : 니콜로 마키아벨리
출판사 : 까치글방
영화 관상에 비추어 본 군주의 모습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명대사로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관상에서 배우 이정재는 수양대군을 연기하며 조카의 왕위를 빼앗는 비정한 숙부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며 권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면서 한양 여기저기를 거리낌 없이 다니고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는 등 악역다운 악역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었다. 그는 결국 조카를 죽이고 왕좌를 빼앗은 왕이 되었고 세상의 지탄을 받았지만 군주로서의 태도 또한 가지고 있었기에 이번에 읽게 된 군주론이라는 책에 비교할만한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왕족으로 태어나 태생부터 군주가 될 자질이 있었고 어린 단종에게는 경험이 부족하고 자기 세력이 미약했던 반면에 수양대군은 군대와 사냥 등 무인을 중시하여 자신의 부하들에게 충성을 받는 인물이었다. 영화에서 나오듯이 수양대군은 사냥한 호랑이를 적대 세력에 선물을 보내는 등 잔인하지만 당당한 면모를 가졌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자비로움보다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군주에게 더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영화에서도 궁에 들어가 자신을 반대하는 충신 및 중립을 지키려는 신하들이 있었음에도 그의 앞을 막는 이들을 모두 죽이고 당당히 부하들과 어전으로 들어가 왕이었던 조카와 대면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호의는 자신이 베풀고 처벌은 신하가 내리도록 한다는 군주의 모습에 들어맞게 수양대군은 자신이 호의를 베풀 때는 연회를 열어 술과 음식을 하사하고 처벌을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충성을 맹세하였던 한명회를 이용하여 정적을 제거하며 세력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모략과 이간질 등을 꾸밀 때 여우와 같은 교활함을 가지고 스스로 전장에 나설 때는 사자와 같은 강인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수양대군은 훌륭한 무인이었고 군주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알고 있었고 한낱 왕족에 머무를 만큼 자신에게 참을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자신을 추대하는 세력과 결집하여 조카를 폐위시켜 왕위를 찬탈한 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반대 세력이 다시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후환을 두지 않았다.
‘좋은 법이 있는 곳에 좋은 군대가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군대는 규칙과 법에 따라 규율이 지켜지고 기강이 세워지는 집단이다. 자신의 군대가 있었고 부하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세조였기 때문에 조선의 기틀이 되었던 법전인 경국대전을 만드는 일을 시작한 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좋은 왕, 좋은 군주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쭉 하게 되었다. 흔히 성군이라고 하면 백성들을 생각하는 왕, 외세로부터 자기 나라와 가족을 지킬 힘이 있는 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군주는 우리가 성군이라고 하는 왕과 비슷하며 약간 다른 모습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군주는 강인한 힘을 가져 다른 세력에게 의탁하지 않고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약간의 인색함을 가져야 국고를 낭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백성들의 돈을 지켜주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비로움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반란을 일으킬 세력이 생기지 않도록 여우와 같은 지략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군주제도의 몰락으로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군주라는 개념이 퇴색하며 리더의 개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리더는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서기보다는 함께 나아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으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현대 사회에 비추어보면 그가 말했던 군주의 모습 중에도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이를 어떻게 대입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생각
물론 군주론에서 말하는 강인한 군주의 모습이 세조와 겹쳐 보여서 그를 대상으로 말을 한 것이지 반인륜적이었던 그의 행보를 옹호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한다. 분명 군주의 모습을 보이며 많은 업적을 이루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가족을 죽이고 이를 빼앗았다는 오점이 남는 것은 분명 세조만은 아닐 것이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도 가족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왕족은 분명히 있었고 이것은 항상 왕실에 부는 피바람의 징조였기 때문이다. 역사가 남아있는, 그리고 역사를 통해 이를 배워야함이 중요한 이유는 과거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을 본받을 점은 본받고 배우지 않아야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며 이를 통해 지금의 현실에 어떻게 대입할 것인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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