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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애니 감상문

눈 앞에 있는 손님을 위한 단 한 잔. 바텐더 신의 글라스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4. 7. 7.

감상문 한 줄 정리

지친 사람의 마음을 따스히 어루만지는 위로의 한 잔과 이를 제공하는 바텐더의 이야기, 바텐더 신의 글라스 감상문.

 

바텐더 신의 글라스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신의 글라스 한 잔

호텔 카디널은 도쿄 시오도메에서 이제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들이 보여주는 서비스에는 부족함이 없어 조금씩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가볍게 즐기는 라운지 바 이외에도 손님의 취향에 맞추어 대접하는 정통 카운터 바를 운영하는 것이 회장의 지시였기에 이를 담당한 직원들은 카운터 바를 책임질 바텐더 채용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지원자는 쉬이 나오지 않았고 고민에 빠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그들을 기다려주지 않으며 어떤 주문을 할 것인지 알 수 없는 고객에게 대접하기 위해 짧은 순간 그들의 취향이나 감정, 몸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바텐더의 덕목을 갖춘 사람은 좀처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회장의 고집이자 모호한 주문인 ‘신의 글라스’를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바텐더라는 조건은 이러한 고민의 깊이를 더하였다.

 

어느덧 탈락한 지원자의 수가 30명이 넘어갈 즈음 채용을 담당한 쿠루시마 미와는 어느 특이한 바텐더를 만나게 된다. 긴자의 이든 홀,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문을 여는 특이한 프라이빗 바의 소식은 신비로운 바텐더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하였고 마침내 문을 열어 그를 만난다. 방문한 사람들의 극찬 일색인 후기와 고풍스러운 분위기, 섬세한 접객 솜씨와 당연하게도 뛰어난 바텐더로서의 실력에 기대하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 잔을 주문한 그녀는 이내 하이볼을 내어놓은 바텐더에게 실망한다.

 

뛰어난 기술도, 무엇인가 섬세하고 특별한 재료도 필요 없는 하이볼에 실망하여 하이볼을 마신 뒤 나갈 생각으로 입을 댄 그녀는 그 순간 마셔보면 알 것이라는 자신만의 신의 글라스를 만났다. 평범한 하이볼을 마시고 깜짝 놀란 그녀에게 바텐더는 세상에 절대로 손님을 배신하면 안 되는 직업에 두 가지 있다고 말하면서 입을 열었는데 하나는 의료계 종사자 나머지 하나는 바텐더라며 어느 쪽이라도 각자의 처방에 따라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하는 것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지친 사람들이 바에서 다정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바텐더의 어원이라며 그렇게 지친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그녀도 바텐더 사사쿠라 류를 만나고 단순히 취하기 위한 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와 그의 한 잔으로 인해서 마음을 진정하게 되었고 이렇듯 고객이 만족할 신의 글라스를 만드는 바텐더 사사쿠라 류가 호텔 카운터 바를 맡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해외의 유명 호텔에서 명성을 날리다가 갑자기 일본으로 돌아온 의문투성이의 바텐더는 높은 급여와 대우에도 흔들림 없이 제안을 거절하고 이든 홀을 고수한다.

 

스카우트에 실패하였으나 쿠루시마 미와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비정기적으로 문을 여는 그를 찾아 나서며 때로는 무엇인가 고민이 생겼을 때 지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이든 홀로 향하였고 사사쿠라 류 역시 제안을 거절하기는 하였으나 카디널의 직원들이 곤란한 일을 겪게 될 때면 마치 신의 글라스와 같은 한 잔을 제공하며 고민 해결에 실마리를 준다. 사사쿠라 류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는 정말 호텔 카디널에 카운터 바를 맡지 않을까?

 

 

 

바텐더 신의 글라스 감상문 썸네일

 

새로이 자리를 잡은 주류문화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코로나 19라는 세계적인 공포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단절시키기도 하였으며 기존과 다른 취미를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여러 호기심 가운데 몇몇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소재인 술은 음주문화나 ‘홈술’이라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로 시장이 점차 커졌으며 덩달아서 관련된 물건이나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과거에는 주변에 흔한 소주, 맥주, 막걸리 등으로 단순히 취하기 위해 혹은 고단한 일상을 마무리하며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마셨던 주류 시장은 이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으로 세계 각국의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을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주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나 대한민국만의 특별함을 보여줄 또 다른 새로운 술을 선보이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를 대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나 마음가짐도 변화에 적응하였는데 과거에는 그들의 문화나 배경 지식 없이 그저 양주쯤으로 뭉뚱그려 아무렇게나 혹은 명확한 구분 없이 소비되던 해외의 술들은 이제는 여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지식이나 때로는 관련된 온, 오프라인 강좌에 의하여 세계의 여러 음주문화, 주도 등과 함께 나와 다른 점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유튜브 채널 ‘주류학개론’은 실제 바를 운영하는 바텐더가 목소리로 등장하는 친구에게 그날의 특정한 주류, 바 혹은 칵테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역사적으로 얽힌 배경 지식을 전달하는 등의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하여 주류학개론이라는 채널 이름에 걸맞게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혹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인기를 얻었다. 보통 주류 콘텐츠를 제작하는 다른 채널과 이 채널의 차별점은 바로 술을 잘 알지 못하는 친구의 존재였다. 친구에게 들려주는 듯 편안하게 접하는 이야기와 친근한 말투, 주류에 문외한이었던 친구의 존재는 마치 실제 바에서 바텐더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으며 실제로 술을 잘 알지 못하던 친구가 조금씩 경험을 쌓으며 자신과 이야기가 통할 때 즐거워하는 표정은 여러 영상의 댓글에서도 드러나듯이 자신이 느낀 경험에 대한 공통점을 서로 나누는 정서적 교감의 시작이기도 하였다.

 

주류학개론이라는 채널과 바텐더라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바로 존중의 마음가짐이다. 어떠한 술을 좋아하는지 어떠한 개성을 좋아하는지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며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주류를 과하지 않게 그저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 이 채널의 지향점이라면 바텐더라는 애니메이션은 타인에 대한 존중에 더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다. 자신이 선택한 바텐더라는 직업으로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마음에 품고 있는 비밀스러운 눈물을 닦아줄 수 있도록 고객이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들어올 때보다 문을 열고 다시 나갈 때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노력하는 것이 바로 바텐더라고 작품은 말한다.

 

사사쿠라 류가 일하는 바의 이름이 이든 홀인 이유 역시 ‘Eden Hall’ 즉 성서에 등장하는 낙원을 느낄 수 있는 방 정도로 표현하여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의 마음이 낙원에 있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는 한 잔을 제공하는 공간, 바텐더의 마음을 담은 공간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이든 홀에서 바텐더가 슬픔을 위로하는 한잔을 제공하며 전하는 마음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든다.

 

사사쿠라 류는 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들과 섞이기 위해 가면을 쓰고 힘든 하루를 보낸 뒤 자신을 찾아온 어느 한 손님에게 원 포 더 로드라는 말을 아는지 물어본다. 때로는 바쁜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속이고 꾸민 채 살아가는 것이 어른들의 세계이며 분명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하루를 마치며 마시는 한 잔의 위안은 그날 하루 동안 싫었던 나 자신에게 보내는 작별, 그것이 바로 원 포 더 로드인 것이라며 자신에게 소중한 나라는 사람과 삶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상기시키는 이야기가 되었다.

 

코로나 19 이후로 가속화되며 점차 부풀었던 주류 시장의 거품이 일상의 안정화와 여러 원인에 대한 결과로 점차 꺼질 것이라는 예측을 본 적이 있고 실제로 소비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관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주류를 즐기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술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그 속에 섞인 여러 사람의 삶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의 문화나 세계 주류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하였으며 바에서 배우는 존중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바텐더 신의 글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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