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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ㆍ애니 감상문

인생을 편하게 도와주는 만능 리모컨. 클릭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4. 5. 4.

감상문 한 줄 정리

일에 매진하며 가정에 소홀해진 건축가가 인생을 편하게 바꾸기 위해 만능 리모컨을 사용한 결과와 후회 그리고 변화의 이야기인 클릭 감상문.

 

영화 클릭 포스터

 

어디 인생을 편하게 만들어 줄 만능 리모컨 없나?

거실 소파에서 잠에서 깬 마이클 뉴먼은 아름다운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아이, 귀여운 강아지 그리고 자상한 부모님이라는 가족과 함께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2달째 만들어 주겠다던 나무집을 아직도 완성하지 못하는 것에 조금씩 투정을 부리고 싶었으나 회사 일로 인해 바쁜 아버지의 말뿐인 약속에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한다. 건축가인 그는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으며 상사가 지시하는 프로젝트에 따라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의치 않은 그저 치열한 하루를 살아갈 뿐인 직장인이었다. 자신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며 상사의 독촉 전화나 바쁜 일정에 자신이 꿈꾸는 가족과의 유대는 점차 그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아플 시간도 없이 일에 몰두해야만 하는 마이클을 본 아내는 그를 걱정하지만 고마운 마음에도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그를 신경질적으로 만들어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와 언젠가 아이들에게 들어본 적이 있는 만능 리모컨을 구매하기 위해 한 마트로 들어간다. 피곤함에 지친 그에게 기타 코너라는 미지의 문이 눈길을 끌었고 마이클은 문을 열고 들어가 자신의 삶을 더 빠르고 편하게 만들어 줄 만능 리모컨을 요구하는데 자신을 모티라고 소개하는 수상한 남자가 공짜로 만능 리모컨을 주겠으나 절대 반환 불가라는 특별히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게 마이클은 만능 리모컨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업무에 도움을 줄 TV 자료를 시청하는데 마침 아내가 다가와 언제쯤 일에 치여 살기보다 가족들에게 더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하자 지금은 업무에 휩쓸리는 것 같아도 언젠가 승진하고 높은 직급의 간부가 된다면 일은 자신의 직원들에게 맡긴 채 가족과 더 시간을 쓸 것이라고 마이클이 말하며 만능 리모컨으로 영상 자료를 잠시 멈추는데 놀랍게도 조금 전까지 대화하던 아내도 함께 멈춘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아내가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여긴 그가 영상 자료를 다시 틀자 아내는 그를 걱정하며 잠자리에 들었고 마이클은 밤이 늦도록 일에 매진하는데 이번에는 강아지가 짖으며 그의 일을 방해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짜증이 올라온 마이클이 강아지를 향해 좀 조용히 하라며 만능 리모컨을 눌렀을 때 신기하게도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작아졌다. 이에 마이클은 자신이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인지 혹은 조금 전 먹은 기침감기약이 자신의 정신을 이상하게 만든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다음날도 리모컨을 이용하며 기능을 확인한 마이클은 자신을 상대로 주위의 사람들이 TV 쇼에서 몰래카메라를 꾸며 장난을 친다는 생각에 어제 리모컨을 받은 모티에게 찾아간다. 그리고 그에게 세상의 섭리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리모컨의 진정한 기능인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메뉴를 들으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장난이 아닌 실제로 그의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마이클은 이제 이 위험하고도 진기한 리모컨을 일상생활에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건너뛰기 기능으로 시간을 마구 넘기며 이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귀찮다고 느꼈고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점점 리모컨 사용에 빠져든다.

 

 

클릭 감상문 썸네일

 

꿈속의 이야기 구운몽

꿈이라는 소재는 이 영화처럼 주인공이 인생의 가르침을 받는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가 진행될 때 김만중의 저서 구운몽의 내용이 머릿속을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 두 작품 모두 인생에 대한 고민을 품던 주인공이 하룻밤의 꿈을 통해 어떠한 깨달음에 도달하여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다잡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와 이 이야기를 진행하는 매개체 혹은 인물의 등장은 주인공들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반성과 성장으로 이끄는 존재들이었다.

 

주로 세속적 욕망에 넘어진 주인공들은 일탈의 결과로 자신이 귀하게 여기던 가치를 잊은 채 끝없는 욕심에 빠지거나 불행을 겪으며 후회를 거듭하고 때로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한다. 구운몽의 성진과 비슷하게 마이클 뉴먼 역시 귀하게 여기던 가치이자 자신을 지탱해 주었던 가족을 잊은 채 일과 세속적 성공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자 그는 만능 리모컨을 통해 끝없는 욕심에 빠지게 되었고 그 결과 불행을 겪으며 후회를 거듭한 끝에 자신의 실수와 실패에 대한 인생의 허무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구운몽의 육관대사와 이 영화의 모티는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며 주인공들의 고민에 답을 이끌어주려 하였을까? 그들은 주인공들이 바라는 일탈을 의도적으로 이루어줌과 동시에 작가나 감독이 하고 싶었던 진정한 메시지를 던지는 인물이었으며 구운몽에서 헛된 세속적 욕망과 그 허무함에 대한 경고처럼 이 작품에서는 사회적 부와 성공보다 더 중요한 현재 자신의 일상과 휴식을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중요함을 경고하였다.

 

이 작품에서 감독은 모티라는 인물을 내세워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휴식에 가족이라는 존재가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대변하였다. 또 육관대사가 성진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하룻밤의 꿈이라는 기회를 더 주었던 것처럼 실수하더라도 이번에는 똑바로 살 것이라고 다짐하는 인간이 뉴먼(newman)이라는 이름처럼 과거를 반성하고 새사람이 되는 회복을 믿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망가진 가정도 그들이 회복함으로써 다시 따스하게 바뀌는 변화를 바라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딸깍

인터넷에서 딸깍이라는 밈은 어느 누군가가 쉬운 듯 보여주는 행동이나 능력에 대한 극찬으로 실제로 쉽지 않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으나 이를 희화화하며 때로는 존중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마치 마우스를 딸깍하고 한번 클릭하는 것과 같이 사소하고도 간단한 행동처럼 느껴지지만 ‘남이 하는 일들이 쉬워 보인다면 그 사람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구처럼 사실 대상이 되는 사람은 그 동작이나 결과를 위해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마이클 뉴먼이 리모컨을 클릭하며 시간을 넘길 때 그 결과 역시 그는 거저 얻어진 것이라 느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리모컨을 통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서 자동조종된 그의 모습은 그가 할법한 행동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실제로 그가 과거에 하였던 행동이나 생각을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그에게 얻어진 결과 역시 지금껏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의 일부가 반영된 이야기였으며 이를 통해 어떠한 행동이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이나 주위의 환경, 신을 원망하거나 감사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앞이나 뒤만 보고 살아간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주위를 둘러보고 내 옆에 누가 무엇을 하는지 어떠한 풍경이 지나가는지 찬찬히 둘러보며 경험하는 과정이고 사람에 따라 다르겠으나 모두 인생을 살아가며 지나온 인생에서 자신만의 굴곡을 겪는다. 누군가에게는 가혹하게 급격한 곡선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완만하게 느껴질지라도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민과 성장을 거듭하며 이 곡선을 그려나가며 인생의 마지막에서 그 곡선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 만족할만한 것인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어떠한 기억 속에서라도 마이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존재가 가족이었다는 점과 가족을 등한시하였던 그가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장성한 아들에게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라는 유언을 남기는 장면은 이 작품의 메시지를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인데 그의 심리 변화가 건강과 이어지는 듯 드러나는 연출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정에도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때때로 등한시하게 되지만 언제라도 자신이 돌아올 공동체이며 지친 일상의 심신을 회복시켜 주는 중요한 존재들인 가족과 그들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써 나아간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영화 ‘클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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