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한 줄 정리
아내를 만나며 손을 씻은 뒷 세계의 킬러가 청부대상이 되어 킬러들의 표적이 되면서도 복수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이야기인 존 윅 감상문.
삶의 전부를 잃어버린 킬러의 복귀와 복수
야심한 시각 공격을 받은 듯 심각한 몸 상태로 차에서 내린 존 윅은 벽에 기댄 뒤 휴대전화를 꺼내 오래전 녹화해 두었던 영상을 하나 틀어본다. 그 영상 속에서 아내는 함께 보낸 행복했던 추억처럼 환하게 웃어주었으며 현재 자신의 고된 몸을 위로하듯 말하였고 존은 아내를 떠올리다가 그렇게 어느 부둣가 근처의 골목길에서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듯이 천천히 바닥을 향해 쓰러진다.
시간은 어느 날 아침 6시로 되돌아가 존은 사별한 아내를 떠나보내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었음을 문득 깨닫는다. 아내를 떠나보낸 날은 마치 눈물을 흘리는 그의 마음처럼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던 하루였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쓸쓸해진 그에게 의문의 배송 서비스가 도착하는데 뜻밖에 그를 찾아온 선물은 아내가 혼자 남은 채 외로움을 느낄 그를 위해 남긴 편지와 사랑이나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입양한 강아지였다. 병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내는 편지로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갈 그에게 미안하다고, 걱정된다고 그간 함께 고생했던 남편의 조금이라도 평온한 삶을 바란다고 말하였다. 존은 편지를 읽고 아내의 따스한 마음을 느끼며 강아지 데이지는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하기라도 하는 듯 그렇게 그의 가족이 되었다.
자동차를 타고 데이지와 함께 집 밖으로 나온 존이 주유소에 들렀을 때 갑자기 등장한 불량배는 그의 차를 탐내며 접근하였으나 존은 단호하게 전혀 팔 생각이 없다고 말한 뒤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떠난다. 저녁이 되어 조금은 데이지를 받아들이며 마음을 풀었던 그가 함께 잠을 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이지가 바깥의 수상한 기척을 느낀 듯 짖으며 뛰쳐나갔고 데이지를 확인하기 위해 거실로 향한 존은 집에 침입한 괴한들의 습격으로 정신을 잃는다. 그를 습격한 괴한들의 정체는 역시나 그의 차를 탐냈던 불량배들로 차를 손에 넣기 위해 그의 집에 침입한 것이었고 수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린 존의 곁에는 싸늘해진 데이지가 지난밤의 소동을 기억하게 하였다. 아내와의 연결고리이자 자신의 평화를 상징하던 데이지를 묻어주며 존은 그가 아끼던 아내, 차, 강아지라는 그의 인생 전부가 이제는 그 무엇도 곁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희망이나 삶의 의지마저도 사라져 오직 복수만을 생각하는 악귀가 되어버린다.
차를 훔친 불량배 요제프는 러시아 마피아 두목 비고의 아들이었고 아내를 만나기 전 뒷세계의 킬러였던 존이 가리키는 복수의 칼날은 그들을 향한다. 그리고 아들이 벌인 소동을 알게 된 비고는 한때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었던 존의 집요함과 위험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아들이 한 행동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였다. 마음을 정리한 존은 수년 전 아내를 만나며 다시는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 묻어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다시 꺼내어 알량한 자존심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비고의 전화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비고는 존을 두려워하며 그를 처리하기 위해 부하들을 보내지만 존은 어둠 속에서 적들을 순식간에 제압하였고 그에 따른 실패 소식에 비고는 존에게 현상금을 걸어 여러 킬러들에게 청부 살인을 의뢰하지만 존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초의 심지와 불꽃
존 윅이라는 이름에서 wick은 단어의 뜻으로만 본다면 초의 심지를 뜻하는 단어이다. 그의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아내를 만나고 어둠의 세계에서 손을 씻은 뒤 빠져나오며 그의 초는 더는 타오르지 않았으나 누군가 다시 불을 붙이고 타오르게 된 그의 복수가 이름을 통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wick이라는 이름을 들리는 그대로 생각하였을 때 떠올랐던 단어가 weak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의 마음이 약해지고 은퇴 후 복귀했을 때 전성기에 비해 약해졌을지도 모르는 그의 상태나 혹은 사람의 본성, 행동이 바뀌기 어렵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내포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어둠의 세계로 돌아온 존에게 가까운 사람들이 그의 복귀를 물어보는 것 역시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거나 큰 변화를 겪은 사람이 위기에 처할 때 자신도 모르게 익숙한 행동이 그대로 나오는 것을 작품은 은유적으로 보여주었으나 그러한 의미에서 존의 등에 새겨진 문신이 그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Fortes fortuna adiuvat라는 문구는 라틴어로 '행운은 용감한 사람들을 돕는다'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존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분투했던 그의 모습과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이전보다 바뀌려는 노력을 용감함이라고 표현하였음을 느꼈다.
휴대전화에 녹화된 아내의 영상에서 그녀가 말하는 ‘이리 와’라는 말이 마치 킬러로서 죽음과 뗄 수 없는 사이였으며 죽음을 각오한 존에게 세상을 떠난 자신이 있는 그곳에 오라는 의미로 혹은 병으로 고생한 끝에 진정한 평화와 안식을 얻게 된 그녀가 오히려 존이 복수보다는 평화와 안식을 통해 남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던 염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등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갔던 그의 과거와 현재를 계속 기억나게 하는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에 쓰러졌던 그가 영상 속 아내의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일어나는 장면은 그의 이름에서 드러나듯 다시 불붙기 시작한 그의 불꽃이 이번에는 복수가 아니라 아내의 바람처럼 평화와 안식을 향해 타오르기를 염원하게 되지만 다시금 손에 피를 묻히게 된 그의 숙명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하게 되는 등 시원한 액션과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자신의 복수를 마치고 새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과 선택을 볼 수 있었던 존 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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