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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7년을 기다린 복수. 밤을 탐하다 감상문

by 망상바드 2023. 5. 3.

7년 동안 기다린 복수의 시간과 한 남자의 선택. 밤을 탐하다 감상문.

 

밤을 탐하다 책 표지

 

복수에 대한 흔한 클리셰

‘복수심은 인간의 욕망을 지속시키는 힘을 보유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여러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흔히 복수를 다룬 이야기는 우리를 흥분시키며 주인공들이 목적을 달성할 때 우리는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 항상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복수를 당하는 대상은 항상 악역일까? 그리고 주인공은 항상 처형을 집행한 다음에서야 직성이 풀릴까? 이런 여러 궁금증이 문득 떠오르게 되었다. 우리는 원한을 갚는 그 행위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어 신경을 쓰고 그 사이에 있는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 「밤을 탐하다」는 보통의 소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7년을 기다린 복수와 결말

주인공 프랭크 템플 3세는 FBI 요원이었던 아버지의 자살이 폭력조직 간부에 의한 것이라고 믿으며 복수를 다짐하였고 7년이 지난 후 아버지의 오두막집이 있는 마을로 데빈이라는 그 간부가 올 것이라는 정보를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에게 들었다. 복수를 이루기 위해 마을로 향하고 중간에 폭력조직과 마찰이 있었던 프랭크는 데빈을 죽이려고 다짐했으나 총을 맞은 뒤 정상의 상태가 아닌 데빈을 마주하자 죽이려는 마음을 접고 그를 놓아주었다.

 

사건이 종결되면서 프랭크는 그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데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던 또 다른 FBI 요원에게 진실을 듣게 되는데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밀고는 데빈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러한 사실에도 FBI는 거대한 폭력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데빈을 엮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상부가 지시한 복잡한 사건과 작전에 프랭크는 희생되어 무려 7년 동안 칼을 갈며 복수를 다짐했으나 진실을 듣고 나서는 복수를 포기하고 아버지의 오두막집이 있는 그 마을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밤을 탐하다 감상문 썸네일

 

복수와 단죄에 대한 생각

복수는 사람의 마음을 오염시킨다고 하는 사람들은 복수심에 눈이 멀어 당장 눈앞의 일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도록 사람을 조종한다는 말을 한다. 흔히 이러한 이야기는 주인공이 살아가는 이유가 복수이기 때문에 결말에서 주인공은 단죄를 실현하고 그 후에는 목표를 잃은 채 방황하며 쓸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단죄를 실현하지 않고 대상을 놓아줌으로써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정하고 정착을 택하며 자신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삶을 스스로 얻는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현실에서의 복수는 소설과 다르게 암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수라는 단어에 걸맞게 폭력, 살인, 납치와 같은 강력 범죄가 연관되어 우리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그 결말은 법의 집행에 따라 자신 또한 심판받으며 소중한 삶을 망치는 결과를 주위에서 보이는 일련의 사건들로 우리는 알 수 있다.

 

물론 억울한 사건으로 곤란한 일을 겪고 주위의 가까운 이들을 잃은 사람에게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의 시간을 복수에 사용하는 것으로 그들의 슬픔이 보상받을 수 있을까? 악인의 단죄에 나의 감정, 시간, 노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더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바라지 않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현실에서의 복수와 같이 우리의 삶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주인공인 프랭크가 택한 복수심을 거두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 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이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울지라도 복수심을 거두는 것으로 나의 삶을 더 밝게 만든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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