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한 줄 정리
추억도 언젠가는 변하지만 마음속에 남아 자신의 신념과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교훈을 느꼈던 시네마 천국 감상문.
영화를 좋아하던 소년과 나이 든 영사 기사
따스한 일광과 선선한 바닷바람이 감싸주는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유명 영화감독 살바토레 디 비타를 찾는 한 여인은 그의 어머니로 전해야 할 소식이 있음에도 연락이 닿지 못하자 답답함을 느낀다. 그녀의 곁에서 딸은 오빠가 너무 바쁘고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나 지나 이미 자신들과 고향에 대해서는 잊어버렸을 것이라 말하며 어머니가 포기하길 바라나 어머니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아들이 분명히 시칠리아의 추억을 기억하여 혹여나 먼저 연락을 보내지 않아 서운함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꺾이지 않았다. 한편 늦은 밤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온 남자가 한 집에 머무르는 여자친구에게 어머니의 연락을 듣는데 그가 바로 살바토레였다. 지난 30년이나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오랜 지인 알프레도의 사망이라는 뜻밖의 소식에 가족이나 먼 친척도 아닌 사람의 장례식이 내일 이루어진다는 내용까지 듣자 살바토레는 복잡한 심경을 보인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살바토레가 토토라고 불리던 그의 유년시절로 되돌아간다. 그는 성당에서 신부님의 기도를 돕곤 하였으나 언제나 잠이 부족한 아이였고 신부님은 어째서 그가 매일 피곤한 것인지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문제라도 있는지 걱정도 하지만 이 철없는 아이가 떼쓰지 않기만을 바란다. 토토가 언제나 잠이 부족한 이유가 바로 영화관 시네마 천국에 매일 들러 영사 기사인 알프레도가 상영하는 영화를 보고 늦은 밤까지 그의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언제나 영사실에 들러 자신의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어린 토토를 보고 알프레도는 영사실에 들어오면 안 된다며 말은 험하게 하지만 아이를 대하는 그의 행동은 따스했다. 신부님의 검열로 버려진 영화 필름 가운데 일부를 모으는 것이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 토토의 취미이자 보물이었으며 언제나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속 내용을 집으로 돌아가서 모아둔 필름으로 다시 되새기는 것이 토토의 일상이었다. 전쟁으로 군대에 가게 된 아버지는 러시아로 향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었으며 어려운 가계와 토토가 신부님을 도와 버는 한 푼의 돈도 아까운 마당에 아들이 영화에 빠져 돈을 쓰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이 작은 꾀돌이가 혼나고 있거나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 때, 때로는 아버지나 친구가 필요할 때 알프레도는 겉으로는 툴툴대면서도 친구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이 아이를 받아주곤 하였다.
어느 날 토토가 모아두었던 필름 때문에 집에 불이 날 뻔한 상황이 일어나자 어머니는 결국 폭발하였고 진저리를 치며 다시는 토토가 영사실에 놀러 가지 못하게끔 알프레도의 약속을 받아내었으나 알프레도는 자신이 잘라서 버린 필름을 소중하게 모아둔 것을 보고 장난인 줄만 알았던 토토의 영화에 대한 진심을 느꼈다. 알프레도가 어쩔 수 없이 영사실에 못 들어오게 막아도 어린 토토는 다시 꾀를 내어 영사실로 들어가자 마침내 그와 대화하는데 어린아이가 주눅이 들어 반성하는 모습에 알프레도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영사 기사의 일이 쉽지 않았다는 그간의 고생을 들려준다. 토토는 지금은 기계도 있으니 기술을 가르쳐 줄 수 있지 않냐고 묻지만 알프레도는 더 큰 꿈을 꾸어야 하는 아이가 작은 꿈에 갇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좁은 영사실에 갇혀 종일 노예처럼 혼자 쓸쓸히 일하며 더군다나 같은 영화를 100번이나 보게 되는 고역도 쉽지 않다고 나름의 신세한탄을 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쉬는 날에도 그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삶은 그의 푸념을 듣는 토토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결국 꾀돌이 토토의 협상에 알프레도는 닫아 두려던 마음을 돌려 이 어린아이가 바라는 영사 기사의 일을 조금씩 알려주었다.
그렇게 알프레도의 기술을 배우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영사기에 불이 나자 영화관은 타버리고 알프레도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프레도의 건강에는 관심도 없고 영화를 어디서 보겠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며칠 후 불타버린 극장이 새롭게 단장한 파라디소로 다시 문을 열자 알프레도가 담당하던 영사실은 토토의 차지가 되었다. 침울해진 토토에게 잠시 후 알프레도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온 영사실에서 그를 그리워하는 작은 친구에게 화재로 인해 시각을 잃어버렸으나 일터이자 자신의 친구가 지키고 있는 시네마 천국이 그리워서 이곳에 돌아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영사실에서 일하느라 학교에 가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토토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한 가지 가르침을 주는데 지금 일이 필요해서 그리고 극장도 사람이 필요해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지금은 일하고 있는 것이지만 잠시뿐인 영사 기사의 일이 토토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 일로 인해서 영특한 아이가 자신의 진심과 인생을 모두 쏟을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그는 말하며 아마 알프레도 역시 자신이 인생에서 스스로 터득한 지혜였고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에 자신의 친구이자 조수였고 때로는 자식과도 같은 이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였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며 알프레도는 불편한 몸이지만 젊은 친구의 곁에서 영화의 즐거움과 자신의 친구가 성장하는 기쁨을 나누다가 청년이 된 토토가 계속해서 영화의 꿈을 버리지 않았을 때 좁은 시칠리아를 떠나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용기를 북돋는다.
공주와 졸병 병사의 이야기
100일을 기다린다면 그를 만나주겠다던 공주를 99일이나 기다리다 결국 돌아간 병사의 이야기는 단순히 사랑에만 해당하지 아니하며 이것은 꿈과 미래 그리고 사랑과 용기를 이야기한 것이다. 어째서 병사가 공주를 만나기 하루 전에 돌아갔는지 알프레도는 알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토토도 느꼈겠지만 병사는 그저 두려웠던 것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그는 적응하지 못하였고 자신을 둘러싼 변화가 두려워서 그리고 하루 뒤에 공주와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돌아가고 말았다. 알프레도는 이 이야기를 토토에게 들려주며 항상 토토가 우물 속 개구리가 되는 것을 걱정하였고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영특한 이 아이가 현실의 벽에 도전하지 못하고 살아온 환경에서 그저 그런 인생이 되어버리지 않기를 바랐으며 자신을 걱정하는 친구가 본인이라는 짐을 떨쳐 버리고 넓은 세상에서 그 명성을 드높이기를 희망하였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영화와 같은 영상매체에 비교될 때도 있으나 실제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면 영화와는 전혀 다르고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시나리오는 오직 자신만이 써 나가는 것이기에 오락보다 훨씬 힘이 드는 것이라는 인생의 교훈을 알프레도는 알려주었고 그런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고향에 대한 향수나 자신에 대한 걱정은 모두 남겨둔 채 앞으로 나아가라고 토토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영사기를 만지던 어린 토토였을 적을 기억하라고 말하는데 이는 언제나 꿈에 넘치고 가능성으로 가득 차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그 시절을 기억하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을 떨쳐 버리라는 뜻이기도 하며 공주와 병사 이야기로 다시 되돌아와 한 사람이 어떠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가장 처음의 상태를 기억하라는 의미로 이는 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꿈에 거의 도달한 느낌이 들었다고 해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말고 초심을 그대로 이어가라는 믿음이나 격려처럼 느껴졌다.
시네마 천국의 의미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영원한 건 없다는 것이었다. 사람도, 환경이나 사랑, 추억과 같이 언제나 같으리라고 생각한 모든 것은 변하고 각색되기도 하며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며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인생의 경험을 돌아보았을 때 그 자신의 근간이 되고 처음 꿈을 품었던 그 장소만의 특별함은 시간이 지나도, 환경이 바뀌었어도 그때 당시를 생생하게 그리워하게 되는 힘이 있으며 이 작품에서 살바토레에게 그러한 장소는 바로 알프레도와 특별한 추억이 남아있는 시네마 천국이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았을 때 아름다운 법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추억이 남아있기에 당시의 기준으로 미래가 된 현재의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게 될 때면 파라디소가 문을 닫고 철거될 때 그 추억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과거와 바뀌지 않은 무엇인가에 안심하는 또 너무 바뀌어버린 무엇인가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떠오른다. 그럴 때 추억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도 아니고 추억에만 빠져 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추억은 추억 속에 놓아두어 앞으로 나아갈 때는 이를 새로운 길을 떠나는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추억은 시간이 지나 새로운 길을 걷던 자신이 다시 돌아올 안식처나 자신이 걸어간 삶을 돌아보는 지도가 되기도 하며 그때 이전과는 다른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시네마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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