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한 줄 정리
100번의 고백에도 거절당하기만 하던 주인공이 100명이나 되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 사귀게 되는 이야기인 너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100명의 그녀 감상문.
100명이나 되는 운명의 상대?
졸업식은 누군가에게는 후회와 미련을 남기고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희망을 남기며 누군가에게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고백하는 용기를 북돋는다. 하지만 여느 소년처럼 중학교 졸업식을 계기로 좋아하는 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던 아이죠 렌타로는 대차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동안 100번이나 고백해 왔으나 누구에게도 연이 이어지지 않았던 렌타로는 여자친구를 사귀며 평범하게 설레는 일상을 꿈꿀 뿐이었다.
렌타로가 큰 결점이 있거나 성격에 문제가 있다거나 이러한 부분을 느끼지 못함에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차이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으니 그는 신사를 찾아가 부디 고교 생활에서만큼은 여자친구를 사귀며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렌타로의 바람을 들은 것인지 걱정하지 말라는 목소리와 등장하는 신은 그가 곧 운명의 상대를 만날 것이라며 인연으로 정해진 그 상대를 만나 마치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느낌을 받고 곧바로 서로에게 푹 빠지는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신은 이어서 누군가는 이런 운명의 상대가 없을 수도 있기에 운명의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라고 말하였으나 문제는 렌타로가 만날 운명의 상대가 무려 100명이라는 것이었다. 미심쩍지만 렌타로는 기대에 들뜬 채 1개월 후 고등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두 명의 여학생과 부딪히며 서로를 바라보는데 신의 말대로 세 사람은 눈이 마주친 순간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겉으로는 퉁명스러우면서도 속으로는 마음을 표현하려는 인다 카라네와 자신의 마음을 곧바로 표현하는 직진녀 하나조노 하카리 두 사람은 렌타로에게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보지만 그들 모두에게서 각각의 매력을 느낀 그는 도저히 한 사람을 고를 수 없다며 깊은 고민에 빠진다. 더욱이 두 사람 모두가 운명의 상대라고 느껴졌으며 운명의 상대와 맺어지지 않는 사람은 불행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신의 말에 렌타로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다음 날 고백에 대한 대답을 위해 두 사람을 만난 렌타로는 두 사람 모두에게 사귀어달라는 정신이 나간 소리를 하여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누구 한 명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좋아서 도저히 선택할 수 없었다고 나름대로 변명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이던 렌타로가 예상대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 양다리라는 이유로 절대로 힘들거나 괴롭지 않도록 자신의 전부를 걸어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하자 렌타로의 마음을 확인한 하카리와 카라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렌타로에게 남은 운명의 상대는 아직도 98명이나 되었으니 운명의 단 한 명에게 모든 것을 쏟기에도 부족한 사랑을 양다리를 넘어 어떻게 100명이나 만날 것인지 그리고 각각의 여자친구는 어떠한 매력을 보이며 그들에게 어울리는 남자친구가 되기 위한 렌타로의 노력은 어떻게 비추어질 것인지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운명과 인연이라는 특별한 관계
운명의 상대를 꿈꾸는 사람의 마음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환상을 품게 되는 요소이며 짚신도 짝이 있다는 속담처럼 자신에게 어울리는 누군가를 아직 만나지 못하였을 뿐이라는 희망과 함께 사람들은 만남을 이어간다. 때로는 이 희망이 잘못된 길로 인도하여 누군가를 혹은 집단을 폐망의 길로 접어들게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빠진 사랑을 운명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여 이를 합리화한다.
가수 안예은의 곡 ‘홍연’에서는 사람의 인연이 하늘로부터 정해져 서로에게 이어진 붉은 실이 엮여있다고 말한다. 붉은 실을 통해 이어진 두 사람은 작품에서 말하는 운명의 상대와 같은 존재이며 서로 만나게 되었을 때 특별한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붉은 실이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는 사람의 운명이 이미 정해진 것이라는 전통 속의 미신에 대한 체념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운명으로 맺어진 서로에 대한 깊은 유대감과 결속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는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 특별한 감정을 한순간에 품는 장면을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유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아직 모두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100명이라는 캐릭터를 예고하며 다양한 이성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작품에서 100명이라는 여자친구의 가치는 단지 수많은 여성상을 보여준다는 것 이외에도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이는 다양한 이성에게 대처하는 렌타로의 모습을 통해 자신과 이어질 어떠한 이성이라도 그들에게서 매력을 발견하고 이를 부각하여 상대방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방법을 드러내는 것이다.
단순히 칭찬의 말만으로 기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나 태도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판단한 상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또 지금껏 100번이나 고백하였음에도 남자친구로서는 부족하다며 실패하였던 렌타로의 고백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마치 0%에서 100%에 이르기까지 이상적인 남자친구의 모습으로 되어가는 그의 변화와 그를 둘러싼 여자친구들의 결속이 100이라는 숫자에 담겨있는 의미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운명의 상대를 노래하는 곡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수 이선희의 ‘인연’이라는 곡에서는 운명의 상대와 사별 혹은 이별한 감정을 노래하여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맺어짐에 대해 말하였다. 가사에서 드러나듯이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곁에 서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때도 있고 자신의 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는 행복이 느껴지기도 하며 짧은 시간의 만남이라도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억지를 부리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 작품이 가볍다고 느낄 수 있으나 렌타로가 여자친구들에게 보여주는 태도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독단적인 고집대로 행동하지 않고 비록 저질스럽게 여러 명을 사귀더라도 그녀들에게 동의를 구한다거나 그들 각각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각오와 개개인의 여자친구들을 선물과도 같이 소중하게 여겨 누구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으며 그들에게 어울리는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보여주기도 하는 장면이 그러한 느낌을 받도록 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상대방의 곁에 서기 위해 이를 받아들이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자신이 살아왔던 배경, 생활 습관, 태도 등 익숙한 영역과 틀에서 벗어나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노력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린다는 말의 의미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기반에 있는 건전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
아무리 사랑을 우선한다고 하더라도 연인이 가장 좋아하였던 ‘나’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이상적인 모습 혹은 상대가 바라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닐까? 그걸 위해 100명이나 되는 운명의 상대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렌타로의 이러한 각오를 시험하는 시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그런 생각의 과정을 거치며 다음에는 어떤 여자친구가 나타나게 될 것인지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였던 ‘너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100명의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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