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것만이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은 아니다. 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감상실 감상문

클래식 음악이 듣는 것뿐 아니라 보는 것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던 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감상실 감상문.

 

 

듣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클래식

인류는 번영하는 동안 노래를 통해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고 수천, 수만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주술이나 제사를 위한 소리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즐기기 위한 매체에 정착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은 높은 음질과 함께 여러 모습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클래식이라는 음악 장르는 수많은 거장과 그들이 남긴 작품들로 당대의 특권층들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하여 오락으로써 때로는 진중하게 다가가 권세와 시대를 대표하던 철옹성처럼 자리매김하였다.

 

과거에는 음악을 즐길 때 음질이 아쉽다고 하더라도 그 음악의 본질을 우선했기 때문에 큰 고려대상이 아니기도 하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발달한 기술로 인해 어지간해서는 만족할 수 없는 우리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소리를 재현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제 음악은 단순한 청각적 감각을 소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각, 촉각 등의 여러 감각과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그 감동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제목답게 콘서트의 실황을 담은 dvd 이미지나 공연장으로 사용된 건축물,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등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클래식에서 경험하는 청각 이외의 감각을 느끼도록 부수적으로 덧붙여 작가가 추구하는 클래식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을 생각할 때 웅장한 건물에서 잘 차려입은 연주자가 품격 있게 연주하는 모습과 엄숙하게 자리를 잡은 관객이 이를 감상하는 모습을 막연하게 떠올렸으나 이 책에서는 클래식이 다소 어렵게 혹은 지루하게 생각되는 장르라기보다는 관련 영상물을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며 연주 실황에 더불어 작품이나 장소, 역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이러한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가장 화려한 중앙에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아 무대의 공기마저 압도하는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라는 배를 이끄는 선장임과 동시에 위대한 음악의 길에서 원작이라는 지도를 마음에 품은 채 자신만의 색깔로 나아가는 항해사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지휘자들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린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 각자가 보여주는 음악적, 인간적 성향이나 특징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 가운데 하나였다.

 

 

 

 

역동적이고 때로는 친근한 클래식

책을 다 읽고 다시 이미지를 통해 부분 부분의 내용을 떠올렸을 때 슈베르트나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과 같은 음악적 거장들의 이야기에서는 그들의 일생을 상상하며 그들이 나아갔던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고 풍경 이미지를 보았을 때는 현장이나 그 나라에 울려 퍼지는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았다. 또 음악적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연주에서 열정을 쏟으며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는 그들이 보이는 존경에 덧붙여 자신만의 색깔에 대한 자부심도 엿볼 수 있었으며 정치에 유린당한 음악과 쇼스타코비치를 알게 된 후에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그가 음악을 통해 어떤 자세로 자기 생각을 표출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억압과 강요된 세상이 역설적으로 지금도 그를 떠올리게 되는 요소가 되었음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음악이 어느 매체에서나 큰 영향력을 차지하고 작품의 해석에도 기여하며 자연이나 일상적인 소리 심지어는 사람이 하는 말에 음을 입혀 가공한 창작물이 인터넷에서 유행을 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행의 물결에 클래식이 딱딱하고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을 깨부수려는 연주자들이 방송 프로그램이나 개인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우리 생활에 알게 모르게 들어왔던 클래식을 친근하게 들려주거나 클래식을 통해 웃음을 전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클래식이 정적이고 엄숙하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고 처음 이야기한 것처럼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재미도 클래식을 즐기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으며 이 음악의 생명력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감상실 감상문이었다.